올해 3월에 결혼한 30살 32살 부부입니다.
'김반장의 이중생활', '우연수집가' 블로그를 우연히 보게 되었고 셀프인테리어라는 것에 관심이 커져 이번에 얻은 30평 전셋집을 열심히 인테리어 해봤어요.
이사 오기 전 공실일 때 와서 실측을 했어요. 앞뒤 베란다 확장이 안 되어 있어서 30평보다 작게 느껴지는 구조에요. 그리고 남동향에 저층이라 해는 많이 안 들어오는 편이었어요.
비포
좁은 평수에 지은 지 얼마 안 된 아파트는 많이 비쌌어요. 전세는 매물도 없었구요. 어머님, 아버님께서 미리 집을 알아봐 주셨는데 그 중 오래되긴 했지만 화장실과 부엌은 6년 전에 수리를 해서 비교적 깨끗했던 지금 집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전에 살던 분이 워낙 깔끔한 성격이셔서 집 관리도 잘 되어있었어요.
현관문과 현관 타일 모두 연한 베이지색이었는데 오래 사용한 흔적이 그대로 있어서 현관문은 진한 회색으로 페인트칠하고 현관 타일 위에는 발매트를 깔아두었어요.
현관문 들어오자마자 거실이 보이는 예전 아파트 구조인데 아마 집주인이 거주할 때 가벽을 세우신 것 같아요.
오래된 아파트라 저 위치가 트여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참 다행이었어요. 가벽 안쪽에는 수납장과 화분이 있어요.
식물 키우는 걸 좋아해서 집에 화분이 많은 편이에요. 사실 많이 죽이지만요..ㅎㅎ 너무 관심을 가지고 물을 너무 자주 줘서 죽이는 경우가 많았어요. 식물들한테는 미안하지만, 많이 죽여본 사람이 잘 키운다는 말을 믿고 꾸준히 키울 생각이에요.
화분마다 스머프 가족이 숨어 살고 있어요 :)
휴식보다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거실입니다. 저층이라 낮에도 해가 많이 들어오진 않아서 불을 켜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밖에서 안이 조금 보일 수도 있어서 속커튼은 항상 치고 살아요.
밤의 모습이에요. 결혼하기 전부터 신혼집 거실에 큰 테이블을 두고 생활하고 싶었어요. 거실에 소파가 있으면 대부분의 시간을 소파에 앉아서 TV를 볼 것 같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거실에 큰 테이블을 두어 남편, 부모님, 손님들과 마주 앉아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어요.
테이블과 의자를 옮기다가 마룻바닥에 흠집이 날 수도 있기에 아래에 큰 러그를 깔아두었어요. 덕분에 많이 추운 요즘 발이 시리지 않아 좋아요.
테이블 위쪽에는 맘에 드는 조명을 설치했어요. 우리 집 밤 분위기를 책임지는 역할을 하고 있죠.
남편이 아직 학생이라 컴퓨터를 하거나 책을 보는 일이 많은데, 방에서 혼자 하는 것보단 거실에 함께 있고 싶기도 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대부분의 시간을 테이블에서 보내고 손님들 왔을 때도 아주 잘 활용하고 있어요.
TV 장은 선택의 폭이 좁았는데 그 이유가 그 위치에 보일러 배관이 있어요. 집주인이 짜 놓았던 장이 있는데 TV를 놓기에는 턱없이 작아 이케아에서 적당한 가구를 사고 밑판과 뒤판은 조립하지 않고 배관을 덮어서 TV 장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거실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아서 색을 바꾸기로 했었는데 페인트로 하다가 격자가 너무 많아 포기하고 락카로 칠했어요.
티비 옆쪽엔 수납장을 배치해두었어요. 사실 저와 남편은 먼지 색(회색, 검정 ㅋㅋ) 옷만 입을 정도로 무채색을 좋아해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집 바탕이 나무색이 많은 편이라, 무채색 가구는 잘 어울리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대부분 나무 소재 가구를 두었어요.
수납장 위에는 액자와 소품을 놓아 장식했어요. 평소 청소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소품 위에 먼지가 쌓이면 보기 안 좋기 때문에 청소를 자주 하는 편이에요.
거실에도 화분을 두었어요. 거실 화분에는 할아버지 스머프가 살고 있어요^^
주방
다음은, 최대한 깔끔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주방입니다. 지금은 거의 화이트 톤으로 되어있는데요,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어요.
인테리어 이전에는 벽과 문, 샷시가 모두 베이지 톤이었어요. 그리고 사이즈가 애매하게 작은 냉장고 장이 짜여져 있었어요.
주방 타일도 베이지 톤이었고요, 아일랜드 싱크대는 들어올 때부터 되어 있었는데 시공한 지 오래되지 않았는지 꽤 괜찮았어요.
베이지 톤 벽면은 화이트로 도배하고, 주방 타일은 원래대로 놔뒀어요. 원래 있던 가스레인지를 들어내고 전기레인지를 사용 중인데 매립하면 좋겠지만 전셋집이라 그러지 못해서 아쉬워요.
주방 입구에도 식물을 놓았어요. 그리고 빈 벽면에는 웨딩 액자를 툭 놓아 신혼인 것 티 내기 중이에요^^
주방 안쪽에서 본 모습. 아일랜드는 식탁으로 사용하지 않고, 거의 조리대로 사용하고 있어요.
상부장 하단에는 긴 전구를 달아 싱크대를 환하게 밝혔어요. 주방 작업 공간은 항상 밝아야 하기 때문이죠.
불 켜놓고 신나게 설거지 중! 밤에 이렇게 주방일을 하거나 요리할 때 주방 전체 등을 켜지 않고, 이곳 불만 켜놓으면 되니 편리해요.
보통 주방 벽면에 랙을 설치해 자주 사용하는 주방 기구를 수납하지만, 전셋집이라 그러긴 쉽지 않아요. 그래서 하부장에 후크를 걸어 고무장갑과 수세미를 깔끔하게 수납하고 있어요.
냉장고 장이 짜여 있었는데 사이즈가 애매하게 작았어요. 매장에서는 수입 냉장고 사이즈 인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고민 끝에 냉장고, 냉동고 분리된 냉장고를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냉장고 옆 구석에는 트롤리를 두었어요. 주방은 아무리 깔끔하게 하려고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다 감추면 깔끔해지겠지만, 그렇게 되면 사용하기 불편해서 불편하지 않은 선에서 최대한 깔끔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흑백 사진 같은 침실
거실보다 큰 침실입니다. 침실은 꼭 어두운색으로 페인트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침대 머리 쪽과 반대편 두 벽면을 다크 그레이로 페인팅했습니다. 거의 검정에 가까운 회색이 하고 싶었는데 소심해서 지금 정도 색으로 선택했어요.
프레임이나 구조가 있는 침대는 빨리 질릴 것 같아 침구로 변화를 주기로 마음먹고 매트리스 2겹 중심으로 알아봤어요. 남편이 미국처럼 높은 침대에서 자고 싶다고 했고, 거실보다 큰 침실이 휑할까 걱정되는 마음에 큰 침대를 구매했어요.
처음 침대에서 자던 날 천장이랑 너무 가까운 것 같아 잠을 설쳤던 기억이 나요. 아빠는 지금도 집에 오시면 침대를 보며 자다가 떨어져서 어디 부러질까 걱정하세요 ㅋㅋ
침대 맞은편 모습입니다. 가구와 소품 모두 무채색으로 두었어요.
화장대 거울은 자취할 때 처음 만들었던 나무 거울인데 흑백 침실에 맞추기 위해 마블 시트지를 붙여 리폼했어요. 티슈 케이스도 펠트지 사다가 손바느질했어요.
대부분의 화장품은 서랍에 들어있고 키가 커서 안 들어가거나 향수 같은 것들만 몇 개 밖에 두고 쓰고 있어요.
침실에 있는 나무 인형이에요. 공간마다 작은 피규어나 소품을 두었어요. 지나가다 보면 귀엽기도 해서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화장실
다음으로 화장실을 보여드릴게요. 먼저 고치기 전의 모습이에요. 화장실은 꽤 깨끗한 편이었어요. 세면대와 변기도 깨끗하고 상태가 좋았어요.
벽은 화이트로 페인트칠했어요. 화장실이라 마스킹할 곳도 많았고 건조 시간이 길어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요.
거울이랑 수납장은 떼서 창고에 두었고 새로 사서 달았어요.
기존에 있던 구멍 위치에 최대한 맞춰 달아서 거울과 선반, 수납장이 깔끔하게 딱 붙어있진 않아요 ㅎㅎ 세면대 위 나무 선반은 원래 설치되어 있던 비누 접시와 컵걸이 위에 올려둔 것이에요.
욕실용품 올려 둘 곳이 마땅치 않아서 썩으면 버릴 생각으로 편백나무 판 싼 것을(옹이가 있는 판은 저렴했어요) 주문해서 욕조 위에 올려뒀어요. 다행히 아직까지 썩지 않고 잘 쓰고 있어요.
작은 방들
옷 방은 제일 작은 방이라 제일 처음 페인트칠했던 방이에요. 지방에서 오시는 부모님께서 주무실 일도 있을 것 같아 한쪽 벽면에 긴 장롱을 두고, 나머지 공간은 비워뒀어요. '김반장의 이중생활'을 워낙 좋아했기 때문에 가구는 똑같이 따라 샀어요.
마지막으로, 결혼하고 처음 6개월 정도 동생이랑 함께 살다가 동생이 8월쯤 독립해서 비어있는 방이에요. 어떻게 쓸지 고민하다가 더 이상 짐을 늘리지 않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지금은 빨래 너는 방+창고처럼 사용하고 있어요.
첫 시도였던 셀프 인테리어
2011년쯤 '김반장의 이중생활', '우연수집가' 블로그를 우연히 보게 되었고 셀프인테리어라는 것에 처음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조금씩 내 취향대로 큰돈 들이지 않고 내가 생활하는 공간을 바꾸다 보니 생각 이상으로 얻게 되는 것이 많았어요.
공간을 좋아하게 되면서 청소도 좋아하게 되었고, 집에서 지내는 시간 동안 심리적 안정이 되고 위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비록 내 집이 생기기 전까지는 이 집, 저 집 떠돌아다녀야 하는 유목민이지만 그때 마다 최대한 애착이 가는 집을 만들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