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한 지 5개월 된 풋풋한 초보 새댁, 보라의공간이라고 합니다. 저는 6년 차 유치원 교사였어요. 교사로 근무할 때도 ‘교실’이라는 공간을 꾸미고 변화를 주는 일에 몰두하며 살았고 그로 인한 행복을 많이 느꼈어요. 그리고 현재는 ‘집’이라는 공간 꾸미기에 푹 빠져 행복을 느끼고 있답니다.
저희 부부의 첫 신혼집은 지어진 지 15년 된 26평 오피스텔입니다. 거실, 주방, 침실 1개, 드레스룸 1개, 화장실 2개로 구성되어 있어요.
오피스텔이지만 둘이서 살기에 충분한 공간이라 신혼을 여기서 보내기로 했어요. 15년 동안 한 번도 수리한 적 없던 집이라 기본적인 것은 진행하기로 했지만, 훗날 아기가 태어나면 아파트로 떠날 예정이라 시공에 큰돈을 들이지는 않기로 했답니다.
저희 집은 네 단계를 거쳐 인테리어를 시작했어요. 먼저 무궁무진한 인테리어의 컨셉 중 제 취향을 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집꾸미기' 같은 앱을 통해 직접 방문하진 않아도 다양한 집들을 참고할 수 있었어요. 보고 찾고 스크랩해 둔 끝에 제 취향은 화이트 인테리어라는 걸 알게 되었고요.
또 남편과 함께 생활하는 신혼 공간인 만큼, 화이트는 관리가 어렵다는 남편의 의견도 반영해 화이트 베이스에 블랙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물론 현실과도 타협해야 했어요. 몇 년만 보낼 집이라 예산 1,000만 원 선에서 아껴가며 리모델링을 진행했습니다. 비용 절감도 중요하지만, 우리 부부의 첫 신혼집이잖아요. '사랑스러운 신혼부부가 살고 있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곳곳에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이렇게 차근차근 꾸며나가는 저희 집, 지금부터 공개합니다!
BEFORE
AFTER
가장 먼저 소개할 공간은 거실입니다. 거실은 제 취향을 담아 화이트로 꾸민 곳입니다. 예산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집안의 모든 우드(문, 창문 틀, 몰딩, 장식장, 신발장 등)은 모두 교체 대신 필름 시공을 선택했어요. 민무늬 필름으로 하고 싶었지만, 매끈하게 안 될 수도 있다는 말에 결이 있는 화이트 필름지를 선택했습니다. 장판 색도 기존에 깔려있던 마루 위에 두께 2.2mm의 밝은 장판을 깔아주었어요.
또 저희 집 거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바로 이 통창이에요. 근사한 풍경은 아니지만 낮에는 하늘이 아주 잘 담기고, 밤에는 반짝이는 불빛들을 보며 멍 때리기 좋답니다. 커튼을 묶어주면 이렇게 사랑스러운 느낌도 나고요.
그리고 경치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창가에 테이블을 두었어요. 집에 책상이 따로 없어서 이곳은 제 홈 오피스가 되기도 하고, 커피 한잔하는 카페의 역할도 해줍니다. 밤에는 남편과 야경을 바라보며 소주 한잔하는 포차가 되기도 한답니다.
또 자주 사용한 공간인 만큼 거실은 관리하기 쉬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털이 많이 빠지는 이중모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저희 집은 특히 청소가 용이해야 했죠. 때문에 거실장은 과감히 생략했어요. 덕분에 넓지 않은 거실이지만 확 트인 느낌이 들더라고요.
거실장이 없기 때문에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 벽걸이 TV를 마련했어요. TV는 거거익선이라고 하니, 75인치로 선택했고요. TV 선은 업체를 따로 불러서 뒤쪽으로 숨기는 작업을 했답니다.
또 이 TV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액자처럼 쓸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저희 부부는 웨딩 사진용 액자를 따로 제작하지 않아서 집에 웨딩 액자가 없거든요. 대신 이 TV로 웨딩사진을 띄워놓고 감상하며 다시 추억에 빠져들곤 한답니다. 자신 외에도 명화든 유튜브든 뭐든 틀어놓으면 그것만으로도 그림이 되고 작품이 되는 예쁜 TV예요.
TV 맞은편에는 소파가 있어요. 밝은 색상의 패브릭이면서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등받이가 낮은 것, 또 소파 밑까지 청소하기 쉽도록 다리가 달린 소파를 찾던 중 이 소파를 만나게 되었어요. 소파에 블랭킷을 깔거나 컬러 쿠션으로 포인트를 주고 있어요. 또 허전해 보이는 소파 위 벽면에는 액자도 달았어요. 남편의 취향인 블랙, 제 취향인 화이트를 모두 담은 '블랙&화이트' 액자입니다!
한쪽에는 반려견 토리의 공간도 있어요. 토리는 7살 된 장모 치와와예요. 토리 방석 커버를 세탁할 때마다 바꿔주는데요. 화이트 거실에 노란색과 민트색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 같기도 하고, 기분 전환이 되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비어 보이는 벽면은 독특한 디자인의 시계로 채워주었어요.
BEFORE
BEFORE
AFTER
다음으로 보여드릴 공간은 주방입니다. 주방은 처음에 필름 작업만 하려고 했지만 막상 보니 생각보다 너무 지저분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음식 하는 공간이다 보니 청결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싱크대 전체를 교체하기로 했어요. 상하부장, 싱크대 상판, 인덕션, 전자레인지 등 깔끔한 화이트를 베이스로 했고, 남편의 의견에 따라 검은색을 추가해서 시크한 블랙&화이트 주방이 완성됐어요!
제가 이 주방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모자이크 타일이 붙어 있는 벽면이에요. 자세히 보면 줄눈이 울퉁불퉁하고 엉망이에요. 저희 아빠께서 직접 붙여주셨거든요. 모자이크 타일 작업은 조각을 하나하나 붙여야 해서 더 수고스럽고 힘들어요. 비록 전문가가 붙여준 것처럼 깔끔한 느낌은 아니지만, 볼 때마다 아빠 생각도 나고 아빠의 사랑이 느껴져서 너무 좋아요.
이쪽은 주방과 세탁실인데요. 문이 없다 보니 안이 다 보이는 게 너무 지저분해서 커튼을 달기로 했어요. 커튼 사장님께서 이 노란색을 추천해 주셨어요. 화이트톤의 집에 노랑이 너무 튀고 이질적이지 않을까 염려되었지만, 오히려 지금 저희 집에서 가장 큰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 되었네요.
또 주방에서 저의 화려한 취향을 담아낸 건 바로 이 조명이에요. 민들레 홀씨를 닮은 이 조명은 불을 크든 켜든 너무 예쁘답니다.
주방과 거실 사이 공간에는 홈 카페를 마련했어요. 원래 벽 선반을 크게 설치하고 싶었는데, 토스터나 커피 머신 등을 놓기에는 아무래도 벽 선반보다 수납장이 적합할 것 같다고 판단해 이렇게 위에만 두 개의 벽 선반을 달았답니다. 수납장 안에는 컵들을 보관하고 있어요.
인테리어 포스터 한 장 붙여 감성적인 홈 카페가 탄생했어요! 커피시럽까지 놓아주니 더 카페 같지 않나요?
BEFORE
다음으로 소개할 공간은 부부 침실입니다. 침실은 오로지 잠자는 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해 침대 외에 아무것도 두지 않기로 했어요.
또 침대 프레임을 화이트로 선택했더니 화이트 침구는 물론이고 플라워 침구도, 핑크 침구도 찰떡같이 다 잘 어울려요. 역시 조화로운 화이트예요!
호텔식 침실을 꿈꾸며 침대도 침구도 호텔 느낌으로 찾았는데, 이 커튼 덕분에 더 호텔스러워진 느낌이 들더라고요! 색상은 베이지로 하려다가 오히려 답답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레이로 결정했어요. 따뜻하고 세련되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 덕에 아주 만족합니다.
안에는 차르르 커튼, 겉에는 암막 커튼, 이렇게 2중으로 했어요. 커튼이 보온이나 햇빛 차단 외에 인테리어 효과로도 제격이라는 것을 이번에 깨닫게 되었네요.
침대 맞은편 붙박이장은 기존에 설치되어 있었어요. 컬러 통일이 필요해서 화이트로 필름 작업만 했어요. 깔끔하게 완성돼서 마음에 쏙 들어요.
BEFORE
AFTER
침실에는 침대만 놓기로 해서 다른 방 하나는 드레스룸으로 꾸몄어요. 화장대도 여기에 두었고요. 먼지 쌓이는 걸 정말 싫어해서 화장품을 모두 서랍 안에 보관할 수 있는 걸 찾았어요. 시중에 나와 있는 수납장을 화장대로 사용하고 있어요. 수납장이기 때문에 높이가 좀 있어서 높은 바 체어를 구입했고요.
화장대 위 창문 틀도 필름 작업으로 우드에서 화이트로 변신했어요! 원래 단 한 번도 블라인드가 예쁘다고 생각해 본 적 없던 사람이라 커튼을 할까 했는데요. 알루미늄 블라인드 꼭 하세요! 두 번 하세요! 고급스러운데다가 깔끔하고 예뻐요.
물론 붙박이장이 있지만, 두 사람의 옷을 보관하려니 부족해서 시스템 장을 구매했어요. 디자인과 색상도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 내가 필요한 모듈만 자유롭게 선택해서 조합할 수 있고 추후에 필요하다면 더 추가해서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아마 저희 집 통틀어 남편 취향이 가장 많이 담긴 곳은 욕실이에요. 집들이 온 손님들에게 가장 많은 칭찬을 받은 곳이기도 하죠. 제가 고른 큼직한 화이트 타일과, 남편이 고른 블랙 수전, 샤워기, 수납장 등이 조화를 이루어 탄생한 '블랙&화이트' 욕실이에요.
샤워부스도 테두리를 블랙으로 하고 싶었지만, 30만 원 정도 추가 비용이 든다고 해서 기본으로 했어요. 또 되도록이면 샤워부스 안에서만 물을 사용하고 밖은 건식으로 사용하길 원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샤워부스 앞에 매트를 깔아두었답니다.
꼭 하고 싶었던 LED 거울도 달아주었어요! 거울 뒤로 은은하게 비치는 조명 빛이 고급스러워 보이더라고요. 이 거울 덕분에 욕실이 호텔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주광색, 주백색 다 사용 가능하답니다.
또 벽타일을 무늬 없는 화이트로 골랐더니 전체적으로 깨끗해 보이지만 다소 밋밋해 보이기도 했어요. 액자로 포인트 주었답니다. 액자 역시 '블랙&화이트'인데, 지겨워질 때쯤 포스터를 바꿔서 분위기를 전환시켜줄 거예요!
BEFORE
AFTER
현관 중문은 투명 유리로 선택했어요. 현관 입구가 짧고 협소한 편이라 막힌 느낌보다 시각적으로 좀 더 트여 보이게 하기 위해서였어요. 역시나 프레임은 화이트로 골랐고요!또 현관문부터 신발장은 모두 필름지로 작업하고, 바닥 타일은 기존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어요.
원래부터 현관 입구에는 두꺼비집과 단자함이 너무 크게 있었어요. 그래서 두꺼비집 가리기 위해 스마일 액자를, 단자함 가리기 위해 벽난로 콘솔을 두었답니다. 스마일을 보고 있으면 현관에서부터 기분이 좋아져요. 거실화도 스마일이고요. :) 거실화도 콘솔에 보관하려고 일부로 안쪽에 선반이 있는 제품으로 골랐습니다.
처음 집꾸미기를 시작할 때 다른 사람들의 집을 둘러보며 참 넓고 좋은 집에 사시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현실의 벽에 부딪혀 내가 원하는 것들을 다 못하고 포기하는 일이 생길 때면 괜한 열등감과 절망감에 빠지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나의 취향을 알아가기 위해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치의 만족을 끌어낼 수 있는 걸 찾기 위해 노력했어요. 인테리어는 진작 끝났지만 지금도 새로운 소품이나 가구 재배치 등을 통해 우리 집에 변화와 애정을 주니, 지금은 특별한 것도 없는 평범한 우리 집이 제 눈엔 가장 예뻐 보이고 좋아요.
우리 모두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을 사랑해 주고, '나의 공간'이 주는 행복을 많이 많이 느껴봐요! 저는 앞으로도 보라의 공간을 예쁘게 가꾸어 나갈 것이고, 저의 공간에 대해 많은 분들과 이야기 나누고 공감하며 지낼 예정입니다. 그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