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01 08:30

부부의 손길로 탄생한 30년 넘은 제주빌라
#빌라     #10평대     #신혼부부     #부분시공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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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주에서 막 신혼생활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부부, 덱시와 연이입니다.  저희는 평소 결혼식은 꼭 해야되야하는가 의문이 들었어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결혼식을 올리는 대신 앞으로 살아갈 집을 고치기로 했습니다.

 

벗겨도 끝이 안나는 벽지를 며칠 째 떼기도 하고, 퍼티와 사포질로 하얀 가루를 뒤집어 씌여 할머니가 되기도 했어요. 올해 봄부터 여름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꼬박 두 달간 저녁 시간과 주말을 반납하고 집을 고쳤어요. 꽤 투닥거리기도 했지만 함께 했던 기억때문에 사이가 더 돈독해진 것 같아요. 

살면서 두고 두고 꺼내 추억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도 생겼구요. 

 

서툰 솜씨로 꾸민 저희 신혼집을 소개해드릴게요-

 

 

 

오래된 집들이 모인 곳으로 

 

사실 제주살이하면 흔히 푸른 바다와 돌담 그리고 초록빛이 둘러 쌓인 동네를 생각할 수 있지만 저희 동네는 오랜 시간의 흔적들이 보이는 곳이에요. 앞서 말했던 곳은 아직 로망으로 간직하고 있어요. 

 

집을 알아볼 때 쾌적하고 반듯한 아파트도 나쁘지 않지만 완벽하지 않았던 이곳이 오히려 마음이 더 놓이더라구요. 그래서 세월이 느껴지는 동네가 끌린 걸지도 몰라요.

 

 

 

영화 ‘슬라이딩 도어즈'의 주인공 집처럼 

 

여행을 갈 때면 항상 공들여 에어비앤비를 기웃기웃 탐색합니다. 걸을 때마다 삐걱거리지만 그 나름대로의 원목 마루와 도톰한 패턴 러그, 그리고 낡은 가죽 소파가 있는. 

 

집 주인의 취향이 드러나는 숙소를 골라요. 그래서 그런지 저희 집은 여행을 다녔던 곳의 모습을 많이 닮았어요.  아, 그리고 좋아하는 영화 ‘슬라이딩 도어즈’의 주인공의 집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 

 

 

 

 

사랑을 듬뿍 받았던 집  #15평 

 

처음 보자마자 ‘아, 이 집이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첫 눈에 반했어요. 시골 할머니 집에나 있을법한 오래된 타일과 나무 문틀이 저희 부부의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전에 살고 계시던 분들이 관리를 잘해주셨는지 상태도 너무 좋았죠. 

 

쉼없이 부는 바람에 덜컹거리는 나무 문 소리마저 어우러지는 이 곳이 딱 저희 부부를 닮았더라구요. 어쩌면 처음 들어온 순간부터 저희가 이 집에 반할 거라는 사실이 정해져 있던 건지도 몰라요.

 

 

 

흐트려진 모습 속에 

자연스러움을 담은 거실 

 

(BEFORE)

 

옛날 집이여서 그런지 거실 공간이 따로 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미닫이 문으로 분리되어 있는 큰 방을 거실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문은 제거하고 문틀은 그대로 두어 집이 주는 특유의 분위기는 살렸어요. 

 

거실은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책상만 봐도 저희 부부 관심사가 무엇인지 한 눈에 알 수 있지요. 

 

조카가 그려준 그림과 유니크한 디자인의 빈티지 조명

 

문틀 바로 앞엔 주방과 가장 가까운 곳이라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큰 테이블을 배치했어요. TV가 없어 서로 마주앉아 밥도 먹고 책도 읽고 술과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함께 나누어요. 

 

푸른 제주가 떠오르는 이우환 작가의 포스트 

 

문 틀을 기준으로 주방과 거실의 바닥재질이 달라요. 낡은 원목바닥이 깔려있는 주방과 달리 거실과 다른 방에는 장판이 있었어요. 그냥 두기엔 마음에 들지 않아 모든 방과 거실에 있는 장판을 걷어내고 무광 600각 화이트 타일을 시공했습니다. 

 

이젠 거실을 지나 주방을 구경해볼까요?

 

 

 

무수한 시행착오 끝에 탄생한 주방 

 

(BEFORE)

 

빛 바랜 타일과 칙칙한 상하부장은 모두 바꾸기로 했어요. 도면을 직접 그려서 싱크대 사장님께 저렴한 MDF 재질로 제작을 부탁드렸어요. 사장님의 신혼 때가 떠오르신다며 저희의 요구를 다 수용해주시며 고생해주셔서 지금의 주방이 만들어졌습니다.

 

MDF 위에 바닐라 빛 페인트를 칠하고 원목 상판을 제작했습니다. 뒤틀림이 거의 없는 참죽나무 선반을 재단해서 상판을 만들어 상부장 바로 아래에 달아주었어요.

 

그렇게 완성된 주방. 

 

선반 위에는 좋아하는 올리브와 자주 쓰는 샐러드볼, 여행지에서 사온 예쁜 패키지의 식료품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자주 잊어버리는 것들을 적어둔 메모지들

 

직접 디자인한 아일랜드 식탁에서는 흥얼거리며 요리도 하고 간단한 식사도 해요. 저희집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가전제품을 최소화하려고 하는데, 꼭 필요한 것들이 몇가지 있더라구요. 밭솥, 전자레인지, 블렌더 같은 물건들. 지저분해 보이지 않도록 한 구석 레인지대에 모아두었어요. 

 

 

 

부부의 침실

 

(BEFORE)

 

침실은 다른 곳보다 벽지가 깨끗해 그대로 두고 바닥 타일시공과 천장 몰딩 페인트칠만 하기로 했습니다. 

 

퀸사이즈 침대 하나로 꽉 찬 공간이라 매트리스와 협탁 그리고 서랍장이 전부입니다. 

 

화장대로 쓰고 있는 서랍장 위엔 그동안 하나씩 차근차근 모아두었던 물건들로 가득해요. 

 

방 한 켠에 자리잡은 선이 고운 티트리 나무. 

 

 

 

풍성한 바람이 들어오는 곳, 드레스룸 

 

(BEFORE)

 

옷방 역시 다른 곳은 그대로 두고 바닥 타일 시공과 천장 몰딩 페인트칠만 해 주었어요.애초에 세월이 묻어 있는 나무 창문 틀이 마음에 들어 이 집을 선택했기 때문에 모든 공간에 창호 공사는 하지 않았어요.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한쪽 벽엔 이케아 수납 시스템을 설치하고 철 지난 이불과 옷들을 수납하고 있어요. 

 

반대편엔 모자와 가방 그리고 악세서리류를 진열할 수 있는 선방장을 배치하고 비슷한 톤의 바구니들을 이용해 지저분한 것들을 보이지 않도록 숨겨두었어요. 

 

방의 한 가운데에는 모로칸러그가 깔려 있어요. 이 러그를 너무 좋아해서 가끔 아무 이유없이 이곳에 누워 시간을 보내요. 

 

 

 

맞춤 공간, 화장실 

 

(BEFORE)

 

주방과 마찬가지로 누렇게 변한 타일로 둘러쌓인 욕실은 전부 시공하기로 했어요. 빈티지해 보이는 바닥타일은 마음에 들었지만 벽만 시공하기엔 이질감이 강할 것 같아 한 번에 다 바꾸기로 했지요. 

 

크지 않지만 둘이 쓰기엔 딱 적당한 크기예요. 오로지 저희 부부에게 딱 맞추어 만들었어요. 핸드타월을 거는 거울 옆 후트나 허리높이의 수건걸이 문 뒤에 설치한 행거같이 사소한 하나까지도 허투루 하지 않았어요. 

 

부부의 손 높이에 딱 맞춘 행거 

 

욕실용품을 보관하는 선반

 

 

 

집의 시작과 끝 

 

마지막으로 소개할 공간은 현관이에요. 현관과 화장실문 사이엔 욕실에 보관하지 못한 생활용품들을 넣을 수 있는 수납장을 두었어요. 오래된 집이라 빌트인 수납장은 찾아볼 수가 없어 이렇게 직접 설치해야해요. 

 

성공적인 수납 여부가 집의 인상을 결정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수납장 덕분에 저희집의 수납 역할은 문제 없어요. 

 

원래는 이곳에 천장까지 맞닿아 있는 신발장이 전부 차지하고 있었어요. 좁은 공간이 안그래도 더 답답해 보여 낮은 신발장으로 바꾸고 그 위에 아끼는 소품과 빈 와인병을 올려두어 심심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낡아서 떨어져 나간 두꺼비집 자리엔 조카가 선물해준 그림으로 가려주었어요. 어떤 그림보다 값진 그림덕분에 현관을 오갈 때마다 행복해져요. 

 

 

 

 “집이 딱 너희랑 닮았어!”

 

무언가를 좋아한다고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요즘. 

남들이 좋아해서 나도 그렇게 착각하는건 아닐까 하고요. 

 

집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우리집에는 어울리지 않는데 그저 인스타그램에 핫한 물건이라 사게 되면 제 취향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취향을 담은 공간이 될 것 같거든요. 

 

집에 두어도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레 스며드는 물건들만 들이고 싶어요. 이렇게 생각하고 물건을 집에 들이니 저희가 상상했던 모습대로 되어 가는 듯 해요. 

 

그동안 하고 싶었던 집을 고치는건 경험해 보았으니 마흔 살이 되기 전엔 함께 세계여행을 가는게 다음 목표예요. 그 때는 저희와 마음이 잘 맞는 분에게 이곳을 빌려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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