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10 11:55

첫 전셋집이자 결혼 전 마지막 자취방 꾸며주기
#공간스타일링     #원룸     #네츄럴     #러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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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꾸미기를 더 이상 미룰 수는 없었어요.”

 

이 집은 자취 10년 만에 처음으로 반지하를 벗어난 첫 전셋집이자 결혼 전까지 살게 될 마지막 자취집이에요. 미뤄왔던 집 꾸미기 시작! 을 외쳐봤지만.. 혼자 하려니 어디서부터 건드려야할 지 막막하더라고요.

 

스타일링 첫 미팅으로 방문한 날, 바닥에 앉아 집을 한 번 빙 둘러보자 의뢰인 박수연님이 건넨 첫 이야기입니다. 이보다 더 스타일링이 필요한 이유가 어디있을까요.

 

 

‘봄을 닮은 포근함’

 

첫 마디를 듣고 단번에 떠오른 이번 스타일링의 컨셉, 봄볕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보금자리를 선물해드리고 싶다는 바람에서 이번 스타일링이 시작되었습니다.

 

“적어도 새롭게 바뀐 공간은

온전히 내 공간이라 느낄 수 있도록”

 

 

영상으로 먼저보는 집꾸미기

 

 

 

 

STEP 1. 톤 잡기

“그레이나 블루같은 차가운 색은 싫어요.”


 

인테리어를 구상할 때 ‘KEY COLOR’를 잡으면 다음 단계가 무척 수월해집니다. 차가운 인상을 주는 색을 싫어하고, 옅은 핑크색을 좋아하는 수연님의 취향을 반영하여 선택한 컬러는 바로 ‘베이지’에요. 이 집의 틀과도 더 잘어울리고 화이트 만큼이나 쉽게 질리지 않는 게 장점이죠.

 

 

STEP 2. 배치하기

“우리 집에선 이 공간을 제일 좋아해요”


 

(3D 모델링)

 

배치할 때는 “이 위치는 반드시 살려야 한다! ”라는 기준점이 무척 중요합니다. 
수연님의 경우 이른 아침부터 낮까지 해가 쏟아져 들어오는 큰 창을 기준으로 잡았어요.

 

(3D 모델링)

 

창 아래 놓여져 쏟아지는 햇살을 오롯이받던 침대는 수면의 질을 높이고 안정감을 주기 위해 안 쪽으로 옮기고,

 

(3D 모델링)

 

 

창을 약간 침범해 설치되어있던 행거는 되도록이면 창을 가리지 않도록 위치를 변경하였습니다.

 

그럼 이 집을 가득 채우던 이것들은 다 어쩌냐구요? 쓸 것만 남겨놓고 전부 버려야죠!

 

 

STEP 3. 정리하기

“안쓰고 안입는 것 같이 골라요!”


 

우선 이 집에서 버릴 것을 선택하는 게 가장 큰 임무였어요. 더 이상 입지 않는 옷, 전 집주인이 두고 간 서랍장, 빈 소주병이나 언젠가 쓸 지 몰라 모아놓은 쇼핑 백처럼 사소한 것도 상태가 좋은 것 2-3개만 남겨놓고 전.부 버렸습니다.

 

그 외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이나 버릴지 말지 여전히 고민되는 짐은 짐을 맡아주는 ‘오호서비스’를 이용했습 니다. 다양한 짐 보관 서비스가 있지만, 오호의 경우 원하는 날짜에 박스를 배달해주고 또 원하는 날짜에 박스를 픽업해가는 픽업 서비스까지 있거든요.

 

자, 이제 비워낸 공간이 준비되었습니다. 스타일링을 마친 공간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매력적인 큰 창이 돋보이는 공간으로

 

같은 공간 맞습니다. 짐들이 빠져나오고, 지저분한 공간은 가려주니 훨씬 깔끔해진 모습이에요. 집 안으로 들어가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할게요. 


 

(3D 모델링)

 

배치도에서처럼 안락함을 위해 침대를 벽으로 몰아 넣었는데요, 현관문을 열면 바로 침대가 보여 약간 부담스럽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매쉬파티션을 설치하여 공간을 나눠줬어요. 완전히 막힌 벽이 아니라 구멍이 뚫려있어 답답하지 않고 직접적인 시선은 차단해주는 아주 유용한 제품입니다.

 

파티션에 어떤 소품으로 데코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어요. 무조건 감각적인 아이템이 필요하진 않아요. 매일 들고다니는 데일리백, 선물받은 카드 등 각각의 스토리가 담긴 소장템을 적절히 섞어주면 공간이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진답니다.

 

파티션 아래 신발장 위에는 달조명을 올려 놓았어요. 외출 전에 조명을 켜놓고 나가면 퇴근하고 문을 딱 열었을 때 은은하게 빛나는 달 조명이 가장 먼저 보입니다.

 

수연님도 이 조명을 가장 마음에 들어하셨어요. 특히 지쳤던 날은 문을 열자마자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든다고 하시더라고요 : )


 

파티션 너머 침실 모습입니다.

 

새하얀 침구는 보기에는 이쁘지만 관리하기 약간 번거로운 단점이 있어요. 그래서 스타일링의 메인컬러이자 질리지 않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베이지색 침구를 선택했습니다.


 

헤드가 없는 침대의 경우 휑해보일 우려가 있어 벽 장식이나 쿠션 스타일링이 더 중요해요. 포스터와 귀여운 디자인의 조명을 매치해 공간에 완성도를 더해줬어요.

 

 

여러가지 모양이 있었지만 좋은 꿈을 꾸길 바라며- 초승달 모양을 선택했어요.

 

이 침대는 비밀 수납공간이 있는데요. 매트리스를 들어올리면 프레임 내부에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계절 옷이나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보관하기 좋아요.

 

이어서 침대 왼편 공간을 소개할게요. 장판 상태가 좋지 않아서 장판을 전부 덮을 정도로 큰 사이즈의 원형러그를 구매해 좌식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공간에 딱 맞춰 구매하는 가구와 달리 러그는 넉넉하게 오버사이즈로 구매하는 방식도 좋아요. 특히 칙칙한 바닥이 마음에 안들 때! 집 안이 더 시원해보이는 효과가 있거든요.

 

TIP. 내 방에 맞는 러그 고르기

네모난 러그는 너무 정확하게 공간을 구획하는 느낌이 있어서 잘못고르면 공간을 좁아보이게 만들기도 해요. 반면 원형러그는 공간을 확장시키는 효과가 있어 좁은 공간에 더 알맞게 사용할 수 있답니다.

테이블은 원형러그와 매치하기 쉬운 땅콩모양의 테이블을 선택했습니다.

 

수연님은 스타일링 후 이 테이블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신다고 해요. 식사와 일, 아침 준비시간에는 파우치를 들고 와 화장대로도 쓴다고 합니다.

 

침대에 이불 덮고 앉아 TV보는 걸 좋아하는 수연님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 바닥에서도, 침대에서도 모두 잘 보이게끔 TV장을 사선으로 배치했어요.

 

 

인테리어의 기본 법칙. 가리기

 

옷은 커튼형 행거를 이용해서 숨겨놓았는데요. 정리를 잘 못하시는 분들은 “이번에 꾸미고 나면 진짜 치우고 살거야!”라고 마음 먹는 것보다 숨기는 걸 추천해드립니다.

 

위 아래를 전부 행거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윗 칸은 행거로 사용하고, 아래는 사이즈가 맞는 서랍장을 사용 하면 더 많은 옷을 수납할 수 있어요. 구김이 많이 가거나 부피가 큰 옷은 걸어놓고 니트나 바지 종류는 접어서 서랍장에 넣었습니다.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서 차지하는 공간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인테리어 효과 뿐만 아니라 통기성이 좋은 커튼을 이용하면 직사광선으로부터 옷을 보호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스타일링으로도 감출 수 없는 것은 간단한 시공을 했어요. 행거 옆 노출되어 있던 파이프는 녹이 심하게 쓸어 가루가 떨어질 정도였는데요. 젯소를 바르고 그 위에 친환경 페인트를 덧칠해주었습니다. 젯소칠 1회, 페인트칠 1회만으로도 깔끔해진 모습입니다. 남은 페인트로 화장실 문도 깔끔하게 칠해주었어요.

 

주방에도 약간의 시공이 들어갔는데요. 햇빛이 화사하게 반사되는 화이트색 유광 보닥타일로 낮 동안에는 집이 반 톤 더 맑아보입니다.
 기름때가 묻고 녹슨 손잡이는 하나에 400원짜리 원목 손잡이로 교체했는데요 훨씬 깔끔해보이죠. 모두 바로 시도할 수 있는 간단한 것들입니다.

 

 

 

요리는 자주 안하는 편이기때문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조미료와 그릇들은 모두 텅텅 비어있던 상부장과 하부장에 넣어주었습니다. 


 

냉장고 위 낡은 자주색 전자렌지는 천으로 가려주었어요. 간혹 너무 보기 싫은데 버릴 수는 없는 가전들은 패브릭으로 한 번 가려보세요.

 

TIP. 실패 없는 패브릭 고르는 법

패브릭을 고를 때는 무지보다 패턴있는 패브릭이 더 쉽습니다. 무지는 자칫 잘못하면 굉장히 밋밋해보이거나 오히려 튈 수도 있어요. 패턴있는 패브릭은 색만 잘 맞추면 집 안을 더 아늑해보이게 만들어줍니다.

 

부엌에서 뒤돌았을 때 보이는 전경이에요. 원룸이지만 옷장, 거실, 침실이 시각적으로 3분할 되어보이죠. 
 이로써 한발자국씩 옮겨가며 집구경은 모두 마쳤습니다.

 

 

~ 번외편. 집 안에 함께사는 초록이를 소개합니다 ~

 

실내에서 키울 식물은 무조건 유행하는 식물보다는, 생활패턴과 환경에 걸맞게 고르면 좋아요. 초보자라면 첫째도, 둘째도 기르기 쉬운 식물이 가장 최우선 조건이겠죠?

 

복잡한 전선으로부터 시선을 빼앗고싶은 TV장 옆에는 싱그러운 몬스테라를. 물을 줘 잎이 떨어지게 길러도 좋고, 이 상태 그대로 말려도 예쁜 아이비는 세탁기로 가는 길목에

 

잎이 치렁치렁 떨어지는 생김새로 하늘하늘한 커텐과 잘 어울리는 립살리스 레인은 창가에 


 

자박자박한 물소리와 잘 어울리는 수경식물은 부엌과 현관에 배치했습니다.

 

식물은 바라만 보아도 마음에 안정감을 주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해요. 구독자님들도 시선이 닿는 곳에 식물하나 들여놔 보세요. 잘 키울 수 있을까-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전부 죽일까봐 두렵다던 수연님도 잘 키우고 계시네요 :) 이참에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 지 궁금하네요.

 

 

근황토크ㅣ안녕하신가요?

 

Q. 잘 지내고 계시나요?

 

A. 네! 놀랍게도 집이 깔끔하게 유지되고 있어요. 오호서비스에 맡겨놓았던 짐을 일부 찾았는데 다시 보니 버려도 될 것 같아서 필요한 것만 남기고 전부 버렸어요. 집이 예뻐져서 친구들도 자주 초대하고 사진도 찍고 재밌게 지내고 있어요.


 

Q. 스타일링 후 찾아온 삶의 변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집순이가 된 거요. 원래 밖으로 나도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줄 알았는데, 집이 바뀌고 나니 집에서 보내는 시 간이 정말 많아졌어요. 주말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나서 화분에 물주고, 토스트 구워서 TV보는게 소박하지만 정말 행복해요. 삶 자체가 전반적으로 좀 더 안정적으로 바뀐 느낌이에요.


 

Q. 예쁘지만 막상 살아보니 불편한 건 없는 지 궁금하네요!

 

A. 아뇨, 전혀요. 오히려 살아보니 만족감이 더 높아졌어요. 뭔가 큰 결단을 내려야 할 때마다 자주 찾아오셔서 설명하고 같이 선택해주셔서 정말 고마웠어요. 적당히 절충하는대신 더 나은 배치나 제품이 생각나면 바로 연락주셔서 제시해주셨던 점이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 덕분인지 아쉬운 점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처음에는 집이 너무 지저분해서 보여주는 것 자체가 부끄러웠는데 용기내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그간 얼마나 불필요한 것들을 끙끙 끌어안고 살았는지도 알게되었고 우선 아침에 일어나면 기분이 달라요. 일 끝나고 집에 와서도 진짜 ‘쉬고있다’ 라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스타일링 끝난 후에도 꼼꼼히 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요! 여러분 모두 용기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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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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