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8 11:55

타지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방꾸미기.
#해외     #아파트     #본인방     #모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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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를 잡은 지 어언 6년째,

사실 직업으로 삼기 시작한 지는 얼마 안됐어요.”

 

안녕하세요. 이태리 언니 안정은 입니다. 2년 전 겨울, 처음으로 이탈리아에 여행을 왔어요. 그때 당시 야경을 찍으려고 높은 곳에 올라가 추운 것도 잊은 채 삼각대를 펼치고 열심히 셔터를 눌렀죠. 그때 당시 ‘정말 행복하다’ 라는 걸 느껴서 사진작가로서의 길이 제 길인 것 같았어요. 그래서 긴 준비 끝에 이탈리아에 오게 되었어요. 요즘엔 트래블 에디터 로서 여행기를 연재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노르웨이 생활기와 이탈리아 워킹 홀리데이에 대해 글을 써나갈 생각이에요.

 

 

지금의 집을 고르기까지..

 

저는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지내고 있어요. 이탈리아로 오기 전에 미리 알아보았는데, 집 값이 굉장히 비싸더라구요. 제가 지내는 방은 비교적 저렴했던 터라 집주인에게 바로 연락해 계약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한국을 떠나 밀라노로 와보니, 저희 동네는 지하철 종점역이 있는 곳이었어요. 중심가와는 멀리 떨어진..(웃음)

 

제가 지내는 아파트의 정문이에요.

 

 

어서 오세요. 제 방을 소개합니다.

 

방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바로 책상이에요. 직업 특성상 글을 쓰거나 직접 찍은 사진을 편집해야하기 때문에 주로 이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일종의 작은 작업실인 셈이죠.

 

‘인테리어' 라는 말은 거창하지만, 들여다보면 별거 아닌 것 같아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방을 꾸미는 게 진정한 인테리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 역시도 제가 정말 좋아하는 사진이나 찍고 싶은 느낌의 사진들을 벽에 붙이며 공간을 채워가고 있어요.

 

실은 벽에 붙은 사진들을 보며, 나도 이렇게 꼭 찍어야지! 하는 등의 다짐과 그를 통해 더욱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일종의 동기부여를 돕는 소품이죠.

 

화병에 꽂힌 건 ‘리시안셔스’ 라는 꽃인데, 제가 정말 좋아하는 꽃이에요. 어느 순간부터 방에 꽃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분위기가 정말 다르게 느껴지더라구요. 그 후 항상 방에 꽃을 두려 한답니다.

 

제 방은 감사하게도 햇빛이 정말 잘 들어요. 덕분에 아침마다 강제 기상을 하게 되지만.. 그래도 너무 만족하고 있어요. 제 방에 딸린 발코니 또한 매력적인 포인트 중의 하나죠.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발코니로 나가요. 그리곤 아침 공기를 한 번 훅 마시죠. 잠들기 전에도 밤 공기 한번 마시고 침대에 눕고요. 사진은 비록 낮사진이지만 실은 해질녘의 하늘이 가장 예뻐요. 발코니에서 매 시각 색깔이 변하는 노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탈리아에 살길 잘했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든답니다.

 

발코니 앞으로는 침대와 협탁을 두었어요. 사실 침대 커버는 세 종류 정도 있는데, 저는 베이지와 차콜의 조합을 선택했어요. 매일 화려한 색감의 사진 작업을 하다 보니 쉬는 동안에는 차분한 색감을 찾게 되더라고요.

 

밤에는 이렇게 스탠드만 켜놓고 지낸답니다. 캔들도 같이 켜 놓고요.

사실 한국에서는 늘 동생과 함께 방을 썼기에 캔들이나 디퓨저를 사용하지 않았어요. 관심이 없었죠. 그런데 밀라노에 와서 처음으로 제 공간을 갖게 되니 캔들에 눈이 가더라구요. 그래서 책상에 하나, 협탁에 두 개를 놓고 사용 중입니다. 자기 전에만 잠깐 켜놓는 데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침대 발 밑으로는 옷장이 있어요. 사실 이탈리아로 온 목적이 정착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 이었기 때문에 정말 필요한 옷가지들만 챙겨서 왔어요. 필요없는 것은 과감히 빼다보니 1년치 짐이 29인치 캐리어와 보조 가방 하나로 정리되더라고요. 그래서 제 옷장은 20대 여성의 옷장이 맞나 의심될 정도로 텅텅 비어 있어요.

 

하지만 옷장의 빈 공간들이 그만큼 더 좋아요. 언제든 짐을 싸서 떠날 수 있다는 의미로 다가오거든요. 그리고 밀라노가 패션의 도시로 굉장히 유명하잖아요. 그래서 여기서 예쁜 옷을 사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있는데..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마음에 드는 옷 찾기가 정말 힘들더라구요. 오히려 쇼핑의 천국은 한국이지 않을까 싶었어요.(웃음)

 

 

함께 사용하는 공용 공간.

 

주방이나 화장실은 공용 공간이에요. 쉐어 하우스 형태라서 하우스 메이트와 함께 사용해야 하죠. 저는 여기 앉아서 바깥을 바라보는 걸 정말 좋아해요.

 

여기서도 노을 지는 게 정말 잘 보이거든요. 이 노을을 바라보며 하우스 메이트들과 마시는 술은 정말 최고에요. 한국에서 귀하게 데려온 술이랍니다(웃음)

 

해외 생활의 설렘도, 외로움도, 배고픔도 심지어 꿈으로 다가가는 과정까지 전부 이 곳에 머물며 겪었어요. 지금은 이 정든 집과 도시에서 멀리 나와있습니다.

 

 

집이란 돌아갈 수 있는 곳.

 

집에서 나와 일정 기간 후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여행이잖아요? 그때마다 항상 ‘돌아갈 곳’ 이 있음에 감사해요. 해외에서 안정된 직업을 갖지 않은 채, 부모님 지원 없이 살기란 사실 정말 힘들더라구요. 편하게 머물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갖는 것부터 큰 과제인 거죠. 하지만 그 덕분에 지금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같이 노력하고 있어요.

 

앞서 말했듯 지금은 밀라노의 집을 떠나 노르웨이에 와있어요. ‘북유럽은 행복하다’ 라는 책을 읽고 직접 살아보며 경험하고 싶어서 오게 되었어요. 여기서 한 달 지낸 후, 제노바로 넘어가 호스텔 헬퍼로 일 할 예정입니다. 그 후에는 또 다른 도시에서 지내볼 예정이에요.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앞으로도 사진가로서 좋은 일을 맡아 저만의 공간을 마련하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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