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24 11:55

43년의 세월을 담은 건축가 부부의 후암마루
#아파트     #20평대     #부분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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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암동의 43살된 아파트,

오랜 세월의 흔적이 깃든 것만큼

또 멋진 게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건축가 부부 김지은 백병석입니다. 저희는 후암동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어요. 사실 굉장히 오래된 건물이라 고민했지만 거실에 길게 나있는 창과 그 창 밖으로 보이는 뷰가 너무너무 좋더라구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거라 생각되어 바로 계약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기초부터,

새롭게 시작하기.

 

저희 부부는 건축을 공부했던 만큼, 이왕이면 그 뜻을 펼쳐보고자 하는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최근 아파트들 보다는 오래된 공간의 일상적이지 않은 느낌을 찾으려 했습니다. 정말 운 좋게도 마음에 드는 곳을 만나게 되었어요. 오랜 시간 검토한 끝에 화장실 부분만 유지한 채 모두 철거하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이 집의 풍경이 좋았고,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꾸밀 방법들만 모색했어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걸로는 부족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43년의 낡은, 그래서 엘리베이터도 없는 이 아파트를 단순히 ‘경치 좋은 집' 으로 여기기엔 아쉽더라구요. 그래서 이 장점을 극대화 시켜보고자 했어요.

 

그 경치를 지속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루를 만드는 것이었죠. 마루에 앉아 풍경을 감상하고, 마루로 공간을 구분해 동선을 길게 유도하고자 했어요. 거실로 진입하는 순간에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원하던 마루 공사와 기본적인 페인트 칠이 끝난 모습입니다. 콘크리트로만 둘러 쌓여있던 텅 빈 공간이 어느새 이만큼 변화했습니다.

 

설계 한 달, 공사 한 달이라는 여정을 거쳐 완성된 공간의 모습이에요. 오른쪽에 보이는 곡선미 있는 공간이 앞서 보여드린 마루입니다.

 

 

완공 후의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완공 후의 모습입니다. 현관에서 서서 바라본 모습이에요. 왼쪽으로는 아치를 만들었는데 사실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저희 집에 방이라고는 왼쪽에 있는 게 다 여서 포인트가 되면 좋을 것 같았어요:)

왼쪽에 붙박이는 저희 집에서 창고를 담당하고 있어요. 이 붙박이가 현관까지 이어지는데 현관 바로 앞에 있는 건 신발장 역할을 합니다.

 

아치 앞 공간에는 한국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나비장을 두었어요. 이 나비장은 제가 외할머니로부터 받은 거에요. 외할머니께서 직접 의뢰해 만든 좋은 가구죠. 제 기억 속에 이 나비장은 항상 저와 같이 있었던 것 같아요. 외할머니의 나비장이 저희 엄마에게, 그리고 저에게 왔으니까요.

 

나비장을 지나 마루의 곡선을 따라 가다 보면,

 

야레카 야자와 야자의 그림자를 만드는 창을 먼저 만날 수 있어요.

이 시각, 왼쪽 창 밖을 내다보면..

 

남산이 보인답니다. 집에서 남산타워를 볼 수 있다는 게 정말 믿기지가 않아요. 매일 매일 아침 저녁으로 보아도 아직까지 익숙해지지가 않네요. 이 집을 선택하게 된 데에는 이 뷰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할 수 있어요.

 

 

이 공간에 머물게 되는 이유

 

저희 집의 가장 큰 매력포인트, 와이드한 창이 있는 거실이에요. 창 밖을 보면 용산 씨티 뷰, 관악산 그리고 청계산이 보여요.

 

해가 질 때쯤이면 또 다른 색감의 서울 시내를 볼 수가 있어요.

 

수납장도 보여 드릴게요. 수납장의 왼쪽에는 빈티지 LP Player를 두었어요. 그날 그날 분위기에 따라 LP를 트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노래가 집 전체를 감도는데 그 느낌이 정말 좋아요.


 

주방

 

거실과 주방은 거의 한 공간이라고 할 수있어요. 거실과 주방이 일자형으로 되어있거든요.

 

공사 전, 후의 모습입니다. 주방의 공간이 비교적 좁은 편이라 실용적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거기에 심플함도 더하고 싶었죠. 다행히도 저희가 원하던 대로 나온 것 같아요. 싱크대 앞 쪽으로는 직접 주문 제작한 아일랜드 식탁이 있어요. 식탁 아래에는 수납장이 존재하는데 자주 쓰는 그릇이나 커피 포트, 토스터기 등을 놓고 사용 중입니다.

 

실은 저희 집에 숨겨진 공간이 있어요. 바로 TV 뒤 쪽 공간인데요. 처음에 주방을 모두 철거했을 당시 굉장히 애매한 곳에 기둥이 크게 나 있더라구요. 그 기둥을 가리기 위해 가벽을 만들고, 가벽 뒤를 다용도실로 사용하고 있어요.

 

비밀스러운 다용도실이자 보조 주방입니다. 왼쪽에 세탁기와 김치 냉장고가 있고, 오른쪽으로 오븐과 팬트리가 자리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많은 물건들이 있죠?

 

이 공간도 역시나.. 뷰가 정말 좋습니다. 물건을 찾고 정리하는 시간보다 창을 내다보고 있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아요(웃음)

 

저희 부부는 주로 이 테이블에서 밥을 먹고 각자의 일을 하는 편이에요. 식탁과 작업 테이블을 겸비할 수 있도록 일부러 큰 사이즈로 제작했어요. 상판 밑의 공간에는 노트북이나 노트, 가벼운 서류들을 보관하고 있어요.

 

 

최근엔 저희 집 냥이인 먼지가 수납 되기도 했어요ㅋㅋㅋ :D

 

 

후암 마루의 '진짜 마루'

 

드디어 저희 후암 마루의 ‘진짜 마루’ 차례네요. 다들 집에 무슨 마루가 있냐고 많이들 이야기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저희 부부에겐 이 마루는 정말 남다른 공간이랍니다. 공간 자체가 넓은 편이 아니어서 저희 부부가 들어가 있으면 공간이 딱 알맞아요. 덕분에 아늑함이 연출 되죠. 러그와 커다란 방석, 쿠션들도 한 몫 하고요.

 

스크린을 내려 영화를 볼 때도 있는데, 영화관에서 보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어요. 일명 후암극장입니다. 보통은 넷플릭스를 이용해 넷플릭스 시리즈를 보거나 클래식 장르, 예술 장르를 즐겨 보곤 해요.

 

 

 

다음은 거실에서 나와 아치형 문을 통과해 볼게요. 문을 지나면 바로 드레스룸이 있는데 실은 침실과 이어져 있는 공간이에요. 굉장히 기능적인 방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정면의 창문을 제하고는 모든 면이 붙박이장으로 되어있어요. 먼저 침실을 보여 드릴게요.

 

아치 통과 후 바로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침실이 나타나요. 어찌 보면 침실이랑 드레스룸은 한 공간에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죠. 대신 커튼을 설치해 공간을 분리했습니다.

 

침실은 정말 좁은 편이에요. 퀸 사이즈의 매트리스 한 개와 왼쪽의 붙박이가 열리면 공간이 꽉 채워지죠. 저희는 침대 프레임은 따로 두지 않았어요. 대신 저상 프레임(매트리스가 바닥에서 떠있게)을 두고 그 위에 매트리스를 두었어요.

 

침실 내에 선반도 화이트로 선택해 전체적인 톤을 맞추었습니다.

 

좁은 공간의 침실에 하얀 침구나 소품만 두다보니 삭막한 느낌이 조금 있더라구요. 그래서 따뜻한 느낌의 오렌지 커튼을 설치했어요. 해가 비치지 않을 땐 오렌지이고, 햇빛이 있을 때면 노란 색입니다:) 속 커튼은 웜화이트로 두겹을 설치했어요.

 

 

다시 드레스룸으로.

 

좁은 공간일 수록 수납이 정말 중요하잖아요. 이 드레스룸 덕분에 저희는 옷 수납은 걱정없이 지내고 있어요.

 

양쪽으로 붙박이장이 설치되어 있거든요. 설계할 때 공간 활용을 정말 중요시하게 여겼는데, 생각한 대로 잘 나온 것 같아 정말 만족스러워요.

 

 

마지막 공간, 화장실.

 

화장실 바로 옆 공간에 파우더 룸을 만들었어요. 사실 파우더룸이라고 말하기엔 소박하지만 그래도 제 화장대가 놓인 곳이니 파우더 룸이라 칭하고 있어요:)

 

이제껏 보여 드린 공간과는 다르게 화장실은 블랙 컨셉이에요. 실제로 보면 살짝 러프한 돌 타일이에요. 덕분에 화장실이 더욱 멋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집은 휴식과 도전을 아우르는 공간.

 

(집에서 바라본 모습)

 

저희 부부에게 집이란 휴식과 도전이라는 2가지의 의미를 아우르는 공간이에요. 온전한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감흥 없는 공간이 되지는 않았으면 했어요. 그런 생각들이 밑바탕이 되어 지금의 공간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현재까지는 그 두 가지가 모두 충족되고 있고요. 앞으로도 이 집에서 많은 추억과 감동, 그리고 도전 의식이 생겼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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