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0 11:55

세컨드뮤지오,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을 담다
#이색공간     #제주     #빈티지    
보관함191 댓글5

 

“제품에 가치를 부여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서귀포시 한적한 도로변에 위치한 세컨드뮤지오는 세월을 초월한 아름다운 오브제들을 다루는 빈티지 셀렉샵이다. 오래된 가구들에 쌓인 세월과 그 속에 담긴 스토리가 궁금해지는 공간, 커피 한 잔과 함께 찬찬히 둘러본 세컨드뮤지오를 소개한다.

 

 

당신의 두번째 미술관

 

안녕하세요. 세컨드뮤지오의 디렉터 김지윤입니다. 세컨드뮤지오는 빈티지를 의미하는 Secondary에서 따온 Second와 박물관을 뜻하는 Museo의 합성어에요. 빈티지 박물관이라는 의미와 더불어 가까이에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일상 중 편히 드나들 수 있는 두번째 미술관이라는 의미이기도 하죠.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면 굉장히 오래되고 가치 있는 물건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작품들이 우리가 범접할 수 없는 도자, 화병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스토리가 있는 빈티지 제품들 모두 다 작품의 범주에 속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좌)LC1 체어 (우)세스카 체어

 

이 생각에서 시작해 오랜 세월을 머금은 생활 속 작은 작품들을 소개하는 공간, 세컨드뮤지오가 탄생했죠. 단순히 판매용으로만 제품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들이 돌아다니면서 제품 안에 숨어 있는 내용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미술관 느낌으로 가게를 구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빈티지 제품들을 주로 다루고 있어요. 그 외 빈티지 못지 않게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컨템포러리 제품들도 취급하고 있고요.

 

 

천 하나로 분리된 두 공간

 

문을 열고 들어오면 흰 천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카페, 오른쪽에는 갤러리 공간이 있어요. 빈티지 가구와 소품을 다루는 세컨드뮤지오와 세컨드뮤지오의 커피브랜드인 프레임커피가 함께 공존하고 있는 샵인샵 형태입니다.

 

남편은 프레임 커피를, 저는 세컨드뮤지오를 각각 맡아 운영하고 있어요. 서로 역할분담을 확실히 하고 있지요. 서로의 영역은 터치하지 않는 편이고요.

 

각자 카운터도 명함도 따로 분리되어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여느 샵인샵 매장처럼 동업자인 줄 알고 부부인 줄은 눈치채지 못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웃음)

 

서로 다른 두 공간을 자연스럽게 분리해주는 이 천은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었어요.

 

이 공간이 임시로 사용하는 임대 공간이기때문에 인테리어 공사는 최소한으로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분위기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죠. 그때 떠올린 아이디어가 ‘천'이에요.

 

벽에 천을 길게 내리는 것만으로 분위기가 굉장히 달라져서 효과적이었죠. 그런데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어서 계속 관련 자료를 찾아보다가 일본 가옥에 발이 내려와 있는 그림을 봤어요. 몽환적인 분위기가 참 예쁘더라고요. 세컨드뮤지오에 접목시켜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중앙에도 천을 내리게 되었죠.

 

약간 비치는 소재를 사용해서 조명 빛이 투과되어 은은하게 보이도록 연출했어요. 덕분에 천 뒤로 비치는 소품들의 실루엣이 더 신비롭고 특별해 보여요.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뿌듯한 공간이에요. 어떤 손님은 이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누구냐며 물어보시기도 하더라고요.(웃음)

 

 

물건을 소유한다는 것

 

 (빈티지 케인 라운지 체어)

 

여기서 제게 가장 특별한 물건은 이 의자에요. 이전 포토존을 장식했던 의자기도 하죠. 셀러를 통해 의자를 처음 봤을 때 첫눈에 반했는데, 현대 거주 형태에 적합한 형태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마음에 드는데 사용하지 못할 의자를 사기엔 조금 망설여지더라고요.

 

 (빈티지 케인 라운지 체어)
 

그래서 그냥 마음 속으로만 남겨두고 있었는데 가게 오픈을 준비하면서 이 의자가 생각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셀러한테 연락해 물건이 남아있는지 확인했는데 딱 남아있던 거에요. 희귀한 제품이라 팔리려고 했으면 금방 팔렸을텐데, 저와 인연이 있었나봐요.

 

 

미니멀리즘에 대한 재해석

 

요즘 패스트 패션, 패스트 리빙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면서 잠깐 쓰고 버릴 값싼 제품을 판매하는 SPA 브랜드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잖아요. 저는 그런 것보다 대물림 되는 가치 있는 물건들을 판매하고, 그 물건에 의미를 부여하는게 미니멀리즘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해요.

 

미니멀리즘이 물건을 전혀 소유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소유한 것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고 그것을 오래오래 쓸 수 있는 것. 이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제품에 가치를 부여하는 일을 하고 있죠.

 

 

Frame 1 - 아트프레임

 

세컨드뮤지오에는 여러 프레임이 숨어 있는데요. 첫번째로 예술 작품들을 표구한 빈티지 아트 프레임이에요.

 

저희가 취급하는 제품들 대부분이 전시포스터에요. 어떤 작가의 전시회가 열리면 안내포스터가 제작 되잖아요. 그 작가의 작품들을 담고 있으면서 일정 시기에만 한정판으로 제작되는 것이기 때문에 희소가치를 지니고 있답니다.

 

 

Frame 2 - 쇼룸

 

두번째 프레임은 입구에 들어서 바로 오른편에 위치한 쇼룸입니다. 많은 분들이 애정해주시는 포토존이기도 하죠. 한쪽 벽면 자체를 프레임으로 만들어 하나의 큰 작품처럼 보이게 만들었어요.

 

얼마 전 공간을 새롭게 단장했어요. 이전 포토존이 계속 노출되다보니 식상하고 지루한 감이 있더라고요. 여름 시즌에 맞춰 트로피컬한 분위기를 구상해봤어요. 여기에 중후한 느낌을 더하고 싶어서 채도가 낮은 제품들로 살짝 어둡게 연출했고요.

 

이전 포토존이 여성적인 모습이었다면 이번에는 남자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크롬 소재의 스틸 파이프와 묵직한 느낌이 남성적인 이미지를 연상시키죠.

 

 

Frame 3 - 커피

 

마지막 프레임은 커피에요. 커피도 하나의 작품처럼 다루고 있죠. 유행에 편승하는 다양한 메뉴보다는 커피 본질에 집중하는 곳으로 매장에서 직접 로스팅한 퀄리티 있는 원두와 유기농 재료만 사용하고 있어요. 다른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콜타도(스페인식 진한 라떼)와 매장에서 천연 재료로 직접 만드는 초콜릿 음료가 저희 인기 메뉴랍니다.

 

최소한의 손님들이 앉으셔서 그 공간을 충분히 즐기셨으면 하는 마음에 테이블은 많이 두지 않았어요. 여러 명이 함께 앉을 수 있는 테이블 하나와 창가에 위치한 테이블 4개가 전부죠.

 

이 테이블들은 모두 셀프로 제작한 것들인데요. 빈티지 액자틀을 사서 밑에 판을 깔고, 기존에 있는 선반 다리와 연결해 만들었어요.

 

이곳에 커피잔을 올려두면 하나의 작품이 된답니다. 숨어있는 또 다른 프레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문은 화장실로 연결되는 문인데요. 따로 교체하지는 않았고, 저희가 고른 컬러로 페인트칠만 다시 해줬어요. 자작나무 색에도 잘 어울리고 외관 타일색과 매치가 될 수 있는 컬러를 생각해 조색했어요.

 

 

세컨드뮤지오를 찾아와 주시는 분들에게

 

세컨드뮤지오가 작년 12월에 오픈해 어느새 겨울, 봄 지나 여름을 맞이했네요. 그 동안 많은 분들이 방문해주셨는데요. 사실 주변에 코스로 돌아다닐 곳이 없어서 찾아오기 좋은 곳이 아닌데도 말이죠.

 

그럼에도 찾아와 주시는 분들은 오로지 세컨드뮤지오만을 위해서 오시는 분들이라 더 소중하고 특별하기도해요. ‘여기 보러 제주도 왔다!’ 하시는 분도 있었죠. 찾아와 주신 모든 분들에게 굉장히 감사해요.

 

다만 주말에 휴무일인 줄 모르고 헛걸음 하시는 분들이 꽤 있어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죠.

 

주말, 공휴일 세컨드뮤지오는 모두 문을 닫아요. 사실 제주에 내려온 가장 큰 이유가 아이들이기때문에 주말과 공휴일에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야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지인이나 다른 가족들과 함께 내려온 것이 아니라 아이들 돌봐줄 사람도 없고요.

 

그렇다고 주말에 아이들을 이 공간에 데려오는 것도 손님들에게 실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과 가정을 확실히 분리해서 생활하기로 신랑과 얘기했어요.

 

 

Make your own house as second museo

 

'당신의 집을 두번째 미술관처럼 만들어보세요.' 저희의 슬로건인데요. 세컨드뮤지오를 방문해주시는 분들에게 해드리고 싶은 말이에요.

 

저희 공간에 와서 물건을 소유하는 것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해요. 진짜 가치 있는 물건, 내가 소장하고 싶은 물건이 무엇인가. 이런 것에 대해 고민해주셨으면 좋겠고, 이 공간에서 그런 물건들을 발견하셨으면 좋겠어요.

 

내 아이에게도 대물림해주고 싶은 물건, 그만큼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은 물건들이요.

 

 

세컨드뮤지오 x 프레임커피
서귀포시 호근동 2004
토,일&공휴일 휴무
open 10:00 - close 17:00
이 집에 사용된 상품 모아보기
오프라인매장
[오프라인매장]세컨드뮤지오
정보없음
집주인_프로필_사진
김지윤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확인
집꾸미기
집꾸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