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28 11:55

아이와 함께 제주에 사는 일
#제주     #주택     #네츄럴     #아이있는집     #반려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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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 씨는 아이, 남편, 강아지와 함께 제주에 살고 있다. 조금만 나가면 바다와 산, 숲이 있는 곳에서 가족이 함께 살아가는 일은 어떨까. 수현 씨를 만나 제주 살이에 궁금한 것들을 물었다.

 

 

어떻게 제주로 내려오겠다는 결정을 하게 되셨나요?

 

서울에서 태어나 줄곧 서울에서 자랐어요.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죠. 캠핑과 산책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게 자연과 가까운 삶은 늘 로망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 아이를 낳게 되었고, 아이가 어릴 때 산이나 숲, 바다에서 놀 수 있게 키우고 싶었어요.

 

 

내려오기로 마음 먹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인가요?

 

살 집을 구하는 것이요. 처음에는 땅을 사서 집을 지을 생각도 했는데 제주도 집값이나 땅값이 너무 오르기도 했고, 단 한번 살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연세로 집을 구했어요.

 

 

제주에 살기 전과 지금, 아이 교육에 있어 고민하는 부분이 달라졌을까요?

 

서울에서와 다르게 저희가 살고 있는 동네에는 아이들이 거의 없어요. 대부분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거주하시는 마을이에요. 그래서 어린이집 하원하고 나면 아이가 놀 친구가 없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아이는 바다에 가면 늘 모르는 언니나 오빠, 친구들에게 먼저 놀자고 말을 걸더라고요. 친구를 만들어주는 게 요즘 가장 큰 고민이에요.

 

 

고민을 덜게 된 부분은 어떤 것일까요?

 

날씨가 허락하면 바다에 가요. 바다가 아이에게는 놀이터인 셈이죠. 조개도 줍고, 모래놀이도 하고, 바닷물에 발도 담그고 실컷 놀아요. 주변에 새, 나비, 다양한 벌레, 풀도 많아서 관찰하는 놀이를 하기도 해요. 이런 환경이 참 좋아요.

 

 

아이와 부모 그리고 함께 사는 강아지에게도 좋은 일처럼 보여요.

 

물론이죠.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저희에게는 시골생활이 잘 맞아요.

 

저희 강아지도 이곳에 오고 나서 공중부양을 더 많이 해요(엄청 뛰어다니면 가끔 날아다니는 것 같거든요).

 

바다에서 마음껏 뛰놀고 마당에서 일광욕도 하고, 전보다 훨씬 행복해요.

 

 

아이와 강아지의 이야기로

최근에 책을 한 권 내셨어요.

 

<시호와 러스티>라는 책이예요. 아이가 반려견인 러스티와 함께 자라는 모습을 매일 카메라에 담았어요. 그와 함께 육아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초보엄마가 느끼는 감정을 블로그에 기록했고요. 운이 좋게 많은 분이 공감해주셨고, 책으로 나오게 되었죠.

 

 

강아지는 어떻게 시호네 가족과 함께 살게 되었나요?

 

저희 부부가 워낙 동물을 좋아해요. 고양이와 강아지 모두 좋아하는데, 신혼 때 ‘서울대공원반려동물입양센터’라고 유기견을 입양할 수 있는 곳을 알게 되었어요. 유기견의 사진을 보다가 앞머리가 포인트에 눈빛이 착한 러스티를 보고 홀딱 반해서 입양했어요.

 

 

아이와 동물이 함께 크는 일을

위험하게 생각하는 부모도 있어요.

아이가 날 때부터 아이와 강아지가 함께 크고 있는데, 어떤가요?

 

임신했을 때부터 아이를 낳고 키울 때, 저는 러스티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임신하고 출산하면 많이 우울하거든요. 그때마다 러스티가 힘이 되었고, 시호에게도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죠.

 

임신을 했을 때나 아기 호흡기에 개, 고양이가 좋지 않다는 편견이 있는데 <임신하면 왜 개, 고양이를 버릴까?> 라는 책을 추천 드리고 싶어요. 의사 선생님이 쓰신 책인데, 그런 오해를 요목조목 설명해주세요.

 

러스티는 천성이 착하고 순한 개예요. 처음 시호를 만났을 떼, 시호 발을 가만히 핥아주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요. 매일 같이 산책해주고, 시호가 낮잠 잘 때는 옆에서 함께 잠을 자주죠.

 

 

장작을 때는 난로가 있어요. 도시생활에서는 볼 수 없는 도구인데, 낭만과 가스비 절약을 동시에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곳에서는 기름보일러로 난방을 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난방비가 많이 들 수 있는데, 올 겨울 동안 화목난로 덕을 많이 봤어요.

 

난로를 때면 온 집안이 정말 따뜻해져요. 고구마도 구워먹고, ‘불멍(불 앞에서 멍 때리기)’도 하고요.

 

 

도시생활에서는 볼 수 없지만,

제주생활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것이

이 집에 또 있을까요?

 

창문을 열면 돌담이 있는데, 가끔 뒷집 할아버지께서 먹으라고 감이나 귤을 올려놓고 가세요. 도시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정이에요.

 

집에 들르는 고양이들도 많아서 밥그릇을 마당에 내놨어요. 생선이나 멸치 같은 걸 주면 다음날 아침이면 깨끗이 비워져 있어요. 그런 것들이 재미있어요.

 

 

생활을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 있을까요?

 

주택생활이다 보니, 벌레가 많다는 점과 서울보다 기름값, 택배비 등 전반적인 물가가 비싸다는 점이 약간 불편한 것 같아요.

 

 

반대로 예상하지 못했던 편리한 점은요?

 

시내는 안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사는 곳은 한적한 마을이라 그런지 은행이나 우체국에 가면 정말 사람이 없어요. 오히려 직원 분들이 더 많아요. 동네 가게도 마찬가지고요. 복잡하지 않게 장을 보고 일 처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보통은 방이 아늑한 느낌인데,

시호네는 거실이 무척 아늑하게 느껴져요.

 

이 집은 거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예요.

 

남향으로 작은 거실 공간이 있어서 바깥을 볼 수 있고 해가 들어와서 러스티가 좋아하는 공간이고요.

 

가운데 공간은 시호가 놀기도 하고, 상을 펴놓고 가족 모두 밥을 먹고, 책을 읽고, 일상의 상당부분을 보내는 곳이죠.

 

 

반면 작업실은 작업을 위해 최적화된 것 같네요.

 

저희 부부는 집에서 일을 하거든요. 같이 일을 하기도 해서 각자 최대한 편하게 구성했어요.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대화가 가능하도록.

 

 

 

두 분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저희는 ‘eggtree’라는 브랜드를 운영해요. 남편이 그림을 그리고, 저는 아이들 의류를 만들죠. 남편은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저는 옷을 디자인해서 판매해요.

 

집에서 일을 하다 보니, 시호가 하원을 하면 모든 것을 멈추고 같이 육아를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요.

 

 

작업실에 두 개의 소파도 보여요.

 

결혼할 때 큰마음 먹고 구입한 ‘가리모쿠’라는 브랜드에서 만든 소파예요. 초록색 소파는 특히 신혼 때부터 저희가 종종 가족사진을 찍었던 소파라서 애착이 가요. 소파를 보고 있으면 시호가 아가일 때도 생각나고요.

 

 

날짜가 적혀 있는 나뭇잎 액자가 귀엽네요.

 

2년전 가을에 아이와 산책하면서 같이 주운 거예요. 그때 너무 예쁘고 고와서 꼭 보관하고 싶더라고요. 잘 간직해서 아이가 커서 독립하게 되면 주고 싶어요.

 

 

부엌에 있는 액자들도 나뭇잎 액자처럼 보면 웃음이 나오는 예쁜 사진들이네요. 아이의 성장을 꾸준히 기록하고 계신 것 같아요.

 

이전에도 사진 찍는 걸 좋아했지만, 아이를 낳고 나서는 정말 취미가 되었어요. 아이에게 최고의 사진사는 엄마와 아빠인 것 같아요.

 

 

아이를 위한 놀이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장난감이 그리 많진 않은 것 같아요.

제주에 살면 집 안에서보다 밖에서 더 많은 놀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일까요?

 

제주에 오기 전부터 장난감을 많이 사주지 않았어요. 몇 가지를 빼고는 대부분 물려받거나 선물 받은 것들인 것 같아요. 또 장난감을 모두 꺼내놓지 않아요. 일부는 상자 안에 넣고 바꿔가면서 주고 있어요.

 

저희 어릴 때에 비해서 요즘 아이들이 물질적으로 좀 풍요롭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물건에 대한 기쁨이나 소중함을 모르고 자랄 것 같아서 주의하려고 해요.

 

 

침실이 인상적이에요. 두 개의 침대를 이은 것처럼 보이네요.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원래는 부부침대가 있었는데 아이를 낳고 분해해서 창고에 넣어놨어요. 아이까지 모두 다 같이 자기 때문에 매트리스 깔판을 사서, 그 위에 매트리스를 놓았어요.

 

아이가 데굴데굴 구르면서 자는 편이라 침대 양쪽에서 남편과 제가 지키면서 자고 있답니다.

 

 

집이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느낌이에요. 짐도 별로 없고요.

 

원래도 짐이 많은 건 아니었지만, 제주에 내려오면서 짐을 많이 정리했어요.

 

중고로 팔기도 하고 옷이랑 책도 많이 정리했고요.

 

미니멀리스트까지는 아니지만 짐을 줄이면 생활이 더 편해지는 것 같아요.

 

 

책도 꽤 많네요. 이사 올 때, 갖고 오셨나요?

바다를 건너는데 저 책을 다 갖고 오셨다고 생각하면 조금 아득해져요.

 

실은 저것도 많이 정리하고 내려온 거예요. 남편이랑 저랑 둘 다 책을 좋아해요. 나중에 나이 들어서 또 보고 싶은 소설책들이나, 만화책,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은 가지고 있고 싶더라고요. 추리고 추려서 가져온 거예요(웃음).

 

 

서울에 살다 보면 ‘책 읽을 시간이 없어.’라며 책을 못 읽게 되는데 제주에서 지내면 그런 시간이 조금 더 늘어날까요?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 있는 시간이나 밤에 아이가 잠들고 나서는 둘 다 일을 할 때가 많아서, 좀처럼 시간을 내기 힘들지만, 요즘에는 아이가 집에서 놀 때 옆에서 종종 읽어요. 그럼 아이도 짧지만, 자기만의 시간을 갖더라고요.

 

 

도시에선 하지 않던 일 중에 제주에 오니 새로 하게 된 일이나 생활습관도 있을 지 궁금합니다.

 

아침에 한라산보기, 해질 때 하늘보기, 마당의 잡초 뽑기, 해가 쨍 할 때 이불 빨래해서 마당에 널기

 

 

제주에 오면 담이 낮아서 주변 집들을 기웃거리게 되는데 빨랫줄들이 귀엽더라고요.

 

이곳에 오고 나서 빨래를 널고 개키는 게 즐거워요. 햇빛에 바삭하게 마른 빨래에서 좋은 냄새가 나면 기분이 좋거든요.

 

마당이 좀 엉망이다 보니 데크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요. 날이 따뜻할 때, 데크에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지금 사는 집은 1년만 살 수 있는 곳이거든요. 이번엔 좀 오래 살 집을 구하고 싶어요.

 

이제 돌아오는 봄, 여름에는 최대한 제주를 즐겨보는 게 목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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