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02 11:55

자재값 150+a의 노동으로 만든 33m²
#10평대     #네츄럴     #셀프인테리어     #1인가구     #반려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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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직업은 이렇습니다-라고

정의를 내려볼 생각은 안해봤어요”

 

올해 서른 한 살, 세 마리의 고양이 가족과 함께 작업실을 지키고 있다는 준호님.

자신의 직업을 딱히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정의 내려 볼 생각도 안해봤다는 그가, 그의 취향을 가득 담아 놓은 공간.

4개월동안 혼자 끙끙대며 만들어낸 그의 공간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소규모 생활방식 가게의 주인

 

현재로서는 소규모 생활방식 가게의 주인 정도가 적당한 것 같아요. ‘라이프스타일스토어’가 더 익숙할 수도 있지만 저는 무언가 우리말이 좋아서요ㅎㅎ 원목으로 가구나 소품들을 만들기도 하고, 인테리어를 하기도 하고, 커피나 홍차를 내리기도 하고.. 패브릭 소품도 만들고, 간단한 디자인 작업도 하고, 블로거에 일상적인 글을 쓰는 블로거이기도 하지만, 전부 좋아하는 취미생활이기도 하면서 적지만 수입이 되는 일이기도 해요. 아.! 올해부터는 캠핑도 다녀볼까 합니다~!!

 

 

4개월에 걸친 셀프인테리어

 

상가건물의 지하, 40평의 공간 중 정확히 10평을 분리해서 방처럼 꾸며 놓았습니다.

 

작업실로 사용할 공간을 빼고 딱- 10평, 그 안에 나만의 세상을 담기로 했습니다.

 

공간을 분리하기 위해 바닥을 깔고, 벽을 세우기로 했는데.. 역시나 세상에 쉬운 게 하나도 없습니다. 나중에 철거를 해야하기 때문에 바닥과 벽에 못을 박을 수 없었습니다. 벽에 뼈대를 세우기만 했는데 벌써 분리된 느낌적인 느낌..! 하지만.. 혼자서 작업을 하다 보니 일이 전혀 진행되지 않습니다. 꼬박 10일이 지나서야 이 모습이 될 수 있었지말입니다ㅎㅎ 이쯤부터 슬-슬 짜증이 몰려오기 시작했죠.

 

왜 때문에 OSB를 썼는지 모르겠네요.. 무슨생각이었을까… OSB는 석고보드보다 2배가 비싸요.. 그나마 다행인 건 작업하는 공간이 고작 33m²(10평)이었다는 거...

여기까지가 무려 한달이나 걸렸어요. 혼자인데다가 여기에만 매달려 있을 수가 없으니 흐름이 뚝뚝 끊겨버리고야 말았습니다..

 

흰색인듯 흰색이 아닌 흰색벽이어야만 했어요. 덕분에 OSB로 벽을 친 것을 또 다시 후회하고 말았습니다.. (식.빵.) 핸디코트.. 어머 욕이 절로 나오네.. 첫 삽을 딱 뜨자마자,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지... 동생을 소환했습니다. 눈에서는 눈물을, 입으로는 쌍욕을 내뱉으며 핸디코트를 세 번이나 발라줬습니다.

 

그렇게 끝 인줄만 알았던 핸디코트가.. 끝이 아니었습니다. 매끈한 벽이 될 때 따지 손사포를 밀고 또 밀었습니다. 머리에는 눈이 내리고, 바닥은 밀가루 밭이 되어버렸습니다.

 

페인트 칠도 한 번으로는 성에 안차서 두 번 칠했어요. 바닥 부분도 진한 회색으로.. 마스킹테이프를 붙이는 것도, 떼어내는 것도 몹시 힘들었습니다.

 

바닥... 후로링이 비쌌어요. 게다가 원하는 사이즈도 아니었기에.. 큰돈을 쓰기 싫어서 결국은 또 몸이 고생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합판을 일일이 재단하고, 본드를 바르고, 틈새를 맞추고, 실타카를 타카타카!!

 

10평은 그리 작은 크기가 아니었다는 것을… 몸과 바닥이 합체한 지 3일이 지나서야 깨달았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오일스테인을 칠하고, 깨끗한 천으로 닦아내고 하는 작업을 반복했습니다.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고.. 팔이 뽑혀 나갈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끝난 게 아닙니다. 바니쉬를 발랐습니다. 그냥 바니쉬도 아니고 방수 바니쉬. 얇게 한번 바르고, 꼬박 이틀을 말리고 또 한번 발라주고..

 

 

드디어(이제서야) 시작하는 인테리어

 

기초 작업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인테리어를 시작했습니다.

 

네츄럴하고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좋아해요. 내 마음이 가장 편안해야 하는 곳이 집이니까요. 언제라도 따스할 공간이고 싶었어요. 언제라도 남들 모르게 숨어들 수 있는 공간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 취향을 가득 담았어요.

 

콘센트 위치가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거실이 될 공간을 먼저 잡아 놓았어요. 덕분에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죠. 가장 커다란 공간에 다이닝.. 침실은 역시 구석으로..

 

‘키친’이라고 부르는 공간입니다. 작은 공간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가구들이 다용도로 쓰이고 있어요.

 

직접 제작한 수납장 겸 테이블이에요. 필요시에만 테이블을 꺼내 사용하고, 아닐 땐 쓱- 밀어 두고..

 

그릇장이면서 책상이면서 수건 걸이의 기능을 하고 있죠.

 

이 책상은 이케아에서 구입한 다리를 예쁘게 리폼해서 월넛상판을 올려 높낮이가 조절되는 조리대로 만들었어요.

 

요리도 하고 커피도 내리는 곳이에요.

 

커다란 조명 없이 작은 조명을 여러 개 달아서 기분에 따라 조도를 조절하고 있어요. 최대한 따스한 분위기가 들게끔 원목으로 가득가득!

 

이곳은 다이닝 공간으로 사용중입니다. 식탁이기도 하면서 늘어놓고 작업하는 테이블이기도 하죠. 막 늘어놓고 작업하기 좋게끔 식탁은 컸으면 했어요.

 

조명은 방습등으로.. 대게 지하철이나 주차장에서 사용하는.. 방습등을 프랑스의 카페들에서 꽤나 많이 찾아볼 수 있길래 참고했지요. 생각보다 가볍고 예뻐요. 가장 좋은 건 가격이 고작 2만원…!

 

너무 휑- 해보여서 들여놓은 수납장이에요. 작은 수품들과 만화책을 정리하기에 넘나 적절한 높이와 무게감 + 착한가격 ! 좋아하는 것들로 윗 칸을 가득가득 채워놓고, 밑에 담요도 넣어둬 넣어둬!!

 

저는 가로세로로 줄을 맞추는 게 마음이 편해요. 반듯반듯. 음.. 그렇다고 강박증까지는 아니구요..ㅎㅎ

 

구석에 있는 곳이 침실 공간이에요. 제가 가구를 고르는 기준은 첫째는 예쁠 것, 둘째는 실용적일 것, 세번째는 공간의 분위기와 절대적으로 어울릴 것 이라는 조건이 있어요. 대게 신체에 맞춰서 가장 좋을 사이즈와 디자인으로 직접 만들어서 사용해요.

 

그리고 여러가지 가구들이 다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만큼 마찬가지로 침대 옆 테이블이 침대 가드역할까지 하고 있습니다.

 

자기 전 블로그 포스팅도 하고.. 간단하게 컴퓨터로 작업을 할 때 생각보다 유용하게 쓰이더라구요.

 

테이블 옆으로는 TV가 있는 나름! 거실 개념의 공간이에요.

 

문을 열면 가장먼저 보이는 공간이라 신경을 쓰려고 했지만.. TV가 끝인 공간입니다. 오묘한 빛을 내는 블루투스 스피커는 예뻐서 데려왔는데 나쁘지 않아요. 가격만큼의 소리는 내주는데.. 그 이상은 바라지 마세요ㅎㅎ

 

냥이와 함께 TV시청중입니다옹~

 

저의 생활은 정말 말 그대로 단순해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나름의 룰을 정해서 하루를 보내지만, 일상에서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게 행복이라 생각해서 날이 좋으면 잠시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다녀오기도 하고, 기분전환이 필요하면 청소를 하거나 정리를 하곤 해요.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그럴 때는 뭘 해도 결과물이 좋지 못하니까요. 무언가 하고 싶어질 때, 즉시 집중해서 몰아서 하는 타입이에요. 하기 싫은 일이나 능력 밖의 의뢰는 죽어도 맡지 않고요. 싫은 일을 하면 꼭 티가 나게 되거든요. 남들이 보기에는 성실해 보이지 않는다거나 대충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겠지만, 의뢰 받은 일은 꽤 착실하고 책임감 있게 해내는 편이고, ‘아주 솔직히’ 하고싶을 때,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기 때문에 결과물도 만족스럽게 나오고 그래요.

 

 

작업실, 몽환적인 아침

 

어릴 때, 자주 옷장 안에 숨거나 그러잖아요.. 가끔씩 남몰래 숨어있을 공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옷장 문을 열면 비밀의 방이 나오는.. 그런 공간을 꾸미고 있어요. 정말 나만 아는 공간 1.5평으로 말이에요.

 

이곳을 떠난다 해도 작고 아늑한 분위기, 내츄럴하면서 너무 미니멀하지도 않은 공간으로 꾸미고 싶어요. 다만 작은 바람이 있다면, 해가 잘 드는 곳이었으면해요. 매일매일 몽환적인 아침을 맞이하고 싶거든요. 해가 뜨기 직전의 어슴푸레 붉은 아침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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