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27 11:55

공간디렉터의 20년 된 빌라 사용 법
#빌라     #10평대     #빈티지     #1인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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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공간을 디자인하고 연구하는 프리랜서 공간디렉터 최고요 입니다. 하고 있는 일은 주로 인테리어 스타일링이에요. 상업공간, 개인의 집, 작업공간 등을 작업하면서 주인에게 어울리는, 혹은 의도에 맞는 이유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해요. 공간에 대한 고민과 생각이 깊어지고 이 고민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고 멋진 공간을 작업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지금의 직업을 갖게 되었어요. 

 

쉬는날엔 주로 날 좋을 때 동네 걷기, 새로생긴 멋진 공간 방문하기(카페, 공공장소, 새로생긴 건물 등), 빈티지 쇼핑 즐기는걸 좋아해요 :)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 직업으로 일하고 있는 중이라 저희 집을 꾸밀 때도 개인의 성향을 가득 담아 꾸민 것 같아요. 이태원의 한적한 동네에 위치한 작은 빌라에 사는 저희집을 소개 해 드리겠습니다.

 

 

공간을 만드는 마음

 

처음으로 집을 대면했을때의 모습이에요. 이태원 동네에는 빈티지 가구 거리가 있어요. 아주 예전에 회사 다니던 시절, 회사일로 빈티지를 알아보러 처음 와봤었는데 이국적인 동네 본위기에 푹 빠졌었죠.

 

그 때는 제가 이 동네에 살게 된 거란 생각도 못하고 온전히 ‘멋진 동네’ 라고만 생각하고 돌아왔었는데 3년 후에 우연히 지금의 집을 발견했고 이사를 오게 되었어요. 집은 15평 빌라 투룸 구조로 혼자살기에 여유있는 공간으로 적당하다 싶어 과감히 선택했어요. 집에 있는 모든 가구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빈티지로 잡아 세월에 거스르지 않는 소품과 가구들로 골라 빈티지 효과를 극대화 시켰어요.

 

계절마다 그림도, 소파쿠션도, 하다못해 식물까지 살짝살짝 바뀌는 거실이에요. 거실에는 압도적인 사이즈의 그림을 걸어두고 소파와 티비 대신 넓은 다용도 테이블을 두었어요. 집에서 푹 쉬고 나면 나머지 시간은 생산적으로 보내고 싶었기에 거실을 상업공간처럼 꾸몄어요.

 

테이블 위에는 원형 마블 트레이를 두고 그때 그때 올려두고 싶은 것들로 데코해요. 저희 집 둘째 고양이 타마냐가 앉아있는 의자 뒤에는 고양이 화장실 공간이 있는데 테이블 공간과 분리 해주려고 각목으로 가벽을 만들어 세웠어요. 원래는 유리도 끼우고 완벽 분리를 하려고 했으나 저 상태로도 예쁜데다가 생각보다 저 곳에서 밥을 자주 먹지 않아서 저 대로 두었어요. 한동안 저 프레임을 무슨색으로 칠하느냐로 고민했는데 결국 저 나무색 그대로 두는게 가장 좋겠다 싶어서 그대로 살았어요. 

 

가구들은 빈티지와 이케아를 섞어서 구매 했습니다. 예전에는 알록달록한 가구와 소품으로 집을 꾸미면 너무 쉽게 질릴까봐 무조건 시크한 집을 원했었는데요, 살면 살 수록 이 집은 빈티지한 원목 천장이 자연스럽고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조금씩 원목으로 된 물건들이 늘어나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죠.

 

이 집을 처음 꾸밀 때 예산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저렴한 가구들과 이케아 물건들이 많아요. 시공도 대부분 셀프로 했고요. 사진 오른쪽에 검은 벽장은 이케아 신발장이에요. 처음에 신발장을 둘 공간이 별로 없는 현관이라서 고민을 하다가 핀터레스트 이미지에 등장한 이케아의 신발장을 보고 바로 구매를 했어요.

 

플라스틱이지만 저렴이로 보이지 않고 위에 물건을 올려둘 수도 있고 여러가지를 수납할 수 있어서 집 안 가구중 최고의 가구로 뽑습니다.

 

거실 옆 침실로 들어가는 공간에는 길가에 버려져있던 창틀에 거울을 끼워 만든 전신 거울이 있어요. 커다란 거울을 낑낑대고 들고 유리집에 가서 거울을 끼워달라고 했죠. 가격은 거울 크기에 따라 다른데 이 사진에 등장하는 큰 거울은 6만원정도 였어요. 조금 더 작은 사이즈로도 하나 만들어서 게스트룸에 두었구요. 전신 거울 위에 있는 나무 오브제는 <비트윈아지트> 라는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친구들이 선물해준 거에요. 평소에 제가 탐내는 것을 선물로 준 거죠. 가지하나 툭 걸어놨을 뿐인데 아주 만족스러워요. 저희 집의 날 것 같은 느낌을 잘 살려준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침실을 소개해드릴게요.

 

 

침실 겸 작업실 겸 드레스룸

 

처음 침실을 대면했을 때의 모습이에요. 침실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집을 꾸미면서 어떤 느낌이 났으면 좋곘다, 어떤 기분이 들었으면 좋겠다 이런식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고 계획도 오래 세웠어요.

 

메인은 잠자는 공간으로 사용하며, 작업실로도 또는 드레스룸으로 활용하는 침실이에요. 침대 이외의 다른 물건들은 되도록 최소화하거나 천으로 가렸습니다. 천이 달려 있는 곳은 찬넬 선반을 설치해서 선반과 봉을 달고 옷을 걸어놓았어요. 지금 저희집은 수납공간이 적고 집도 크지 않아요. 그래서 물건을 들일때 굉장히 고심해서 들입니다.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 집에 자리잡고 있거나 보았을 때 마음이 어지러운 물건이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예전부터 ‘큰 침대에서 편안하게 자고싶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일부러 퀸 사이즈의 침대를 장만했어요. 침대 옆 의자는 협탁 대신 사용하고 있는데 원래는 책상 의자로 사용하다가 부러져서 용도가 바뀌었지요.

 

그 옆 꼬마의자에는 책을 쌓아 두었어요. 꼬마의자는 제가 아주 어릴 적 부터 저희집에 있던거에요. 부모님 댁에서 소중히 가지고 온 몇 안되는 물건 중 하나입니다. 좀 더 아날로그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매일 하며 책을 쌓아 놓았지만 현실은 웹툰을 읽거나 인스타그램을 하다가 잡니다. (하하)

 

침대 맞은편에는 개인 작업공간이 있어요. 작업공간은 최대한 심플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요. 엄청나게 깔끔한 성격은 아니지만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를 좋아하지 않아요. 습관적으로 정리를 합니다. 깨끗한 공간에 집착 하기 보다는 수납공간에 연연하지 않고 주어진 공간에서 최대한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생각해요. 그래서 책들은 모두 책상 아래에 쌓아 두었습니다. 먼지관리만 잘 해준다면 은근히 좋은 방법이에요. 잘 보지 않는 책들은 아래쪽에 쌓아두었는데 멀리서 보면 책등들이 만드는 패턴이 예뻐서 마음에 들어요.

 

시선이 닿는 곳에는 영감을 줄 만한 이미지를 붙여주는 것을 좋아하고요, 컴퓨터에는 자극이 될 만한 글귀를 적어둬요. 메모지 중 하나는 엄마가 오셨다가 남기고 간 메세지가 있어요. ‘잘 지내고 있어라, 또 올께. 날마다 행복하고 빛나는 날들 되길 빈다. 엄마가-’ 라고요. 바라 볼 때 마다 오늘은 빛나는 하루였나 생각하게 됩니다. 문에는 입고 있으면 영국드라마 ‘셜록’에 나오는 주인공 중 한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지는 헤링본 로브를 걸어뒀어요. 친구들이 생일 선물로 사 줬는데 제가 무척 좋아해서 걸어두었어요. 기회가 될 때마다(?) 입고 있고요.

 

 

주방

 

저는 이 공간을 좋아해요. 주방과 거실이 꺾이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느낌이 좋아요.

 

이 집을 꾸미려고 따로 컨셉을 잡았다기 보다는 집 자체의 장점을 살리는 자연스러운 구조와 컬러 위주로 물건을 구입하고 사용하다보니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 같아요.

 

바 테이블에서는 주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그날 할 일을 메모합니다. 아, 그 전에 맨 먼저 음악을 틀거나 좋아하는 팟캐스트를 틀고요. 바 테이블 위에 동그란 오브제는 철판 오브제인데요, 메모보드라던가 무언가를 부착해서 꾸미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데 저는 저렇게 두개를 걸어서 기하학적인 느낌이 나도록 두었어요.

 

냉장고 옆으로도 선반을 짜 넣었어요. 맨 아래 선반엔 가전제품을, 가운데 선반에는 자주 쓰는 것들을, 맨 위 선반에는 자주 쓰지 않는 물건들을 올려두었어요. 선반은 인터넷 목공소에서 삼나무 집성목을 검색해서 당시 저렴했던 곳으로 비교해서 구매 했습니다. 삼나무는 목재가 조금 무르다는 단점이 있지만 향기가 좋아요. 그래서 일부러 코팅을 하거나 색을 칠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합니다. 상처가 나고 사용감이 생기고 손때가 묻는 과정도 저는 좋아해요.

 

자그맣게 식물을 올려두면 공간마다 생기가 도는데, 그 느낌을 좋아해서 종종 작은 화분이나 꽃을 사요. 저에게 주는 선물이자 게으른 자신에 대한 채찍질이랄까요. 하하

 

주방 조리 공간에는 철재 행어를 상부장 아래와 벽에 설치해서 S자 고리로 조리도구와 냄비 등을 걸어두었어요. 사용하기도 편하고 보기에도 귀엽..다고 생각합니다. 저기 후라이팬 옆에 보이는 잎파리는 조화 몬스테라에요. 가스 배관이 있던 동그란 구멍에 쏙 꽂아뒀어요. 피식 웃음이 나는 요소가 있는 집이 좋아요.

 

 

게스트룸

 

다음으로 게스트룸을 보여드릴게요. 15평 투룸중 방 하나는 게스트 룸으로 사용해요. 손님, 친구, 가족 등이 오면 머무는 공간인데 이 곳도 간결하게 꾸미려고 노력 했습니다. 옷을 거는 행거는 파이프행거를 동색으로 스트레이 해 준 후에 설치했고요, 허전한 벽에는 조화 유칼립투스 잎사귀와 예전에 촛대를 만들려고 구매했던 동관으로 간단하게 오브제를 만들어서 걸어주었습니다.

 

메인 컬러를 그레이와 나무색, 그리고 동색(copper)으로 정했어요. 저렴한 이케아 침구를 구매하여 회색으로 칠했습니다. 침대 옆엔 빈티지 협탁을 두었어요. 반대편에는 침대와 같은 색으로 페인팅 해 준 장 하나와 버려진 창틀로 만든 거울을 두었고요, 구석에는 예전 동네에서 나눔받은 의자를 두었어요. 게스트룸은 온전히 지인이 편안하게 쉬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 포커스를 맞춰 아늑하게 꾸며보았어요. 비싼 가구들이 아니어도 전체적으로 톤을 맞춰주고 디스플레이에 조금만 신경을 끄면 근사한 방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화장실

 

처음 봤을 때 조금은 심난했던 화장실 모습보다 욕조가 있는 넓은 사이즈라는 점이 먼저 눈에 들어왔어요. 신축으로 지은 집들은 화장실이 다 작잖아요. 욕조가 있는 화장실이 로망이었는데, 이 집에서 이룰 수 있겠구나 싶어서 속으로 무척 기뻐했어요.

 

바닥 타일은 셀프로 덧방하고 벽과 천장, 욕조는 모두 욕실 코팅제를 구입해서 칠했습니다. 선반들도 새로 달아주었구요.(인터넷 목공소에서 재단해서 배송받아서 달아주었고, 모두 삼나무 집성목 입니다.) 화장실은 완벽하게 건식으로 사용해요. 샤워커튼 치고 그 안에서 샤워를 합니다. 자주 환기 시키고요. 그래서 선반들을 사용하는데에 아무 문제가 없고 조명이 물에 직접 닿을일이 없어서 이렇게 팬던트 등도 설치할 수 있었어요.

 

일년에 몇 번 샤워커튼을 바꿔줍니다. 계절에 따라 기분에 따라 커튼이 바뀌면 욕실 분위기가 달라져서 기분 전환이 돼요. 욕조 옆 사다리에는 샤워하고 나오면 사용할 발수건을 걸어두어 사용중이에요. 바닥에 깔아 두면 지저분해지는데 이렇게 걸어두고 사용하면 보송보송하고 깔끔하게 사용이 가능해요. 사다리는 예전에 고속 터미널에서 구입했는데 최근에 가보니 품절이더라고요. 요즘에는 자라홈이나 인테리어 편집샵 같은 곳에도 비슷한 사다리를 많이 판매하고 있습니다.

 

샤워 목욕 용품들은 욕조 위에 있어요. 패키지는 되도록 비슷한 느낌으로 통일하고 그게 어려우면 다른 컨테이너에 덜어서 사용해요. 이 작업이 번거롭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용하는 동안 제 스스로를 더 신경 써 주는 느낌이 들어서 그게 좋습니다.

 

세안하는 곳 위에는 검은 선반을 설치하고 그 위에 욕실용품과 책을 올렸어요. 선반은 맞은편에 설치된 것과 동일한 삼나무 선반인데 아무래도 물이 닿기 쉬운 장소라 검은색으로 칠하고 바니쉬(코팅제)를 여러번 발라주었어요. 물에 닿아 곰팡이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액자는 여행가서 구입해 온 것과 제가 직접 그린 그림 등 의미 있는 것들로 장식했습니다. 볼 때마다 혼자서 떠올리는 추억이 있는 것이 좋아서요. (건식 화장실이라 이런 데코가 가능해요.) 낡은 화장실이지만 최대한 기분 좋은 공간으로, 제 자신이 사용하기에 편하게 꾸미려고 노력 했어요.

 

 

가장 편안한 집

 

제가 저희집을 <고요의 집> 이라고 이름 붙이고 2년 반을 살았더라고요. 약 300만원의 예산으로 모든 곳을 직접 고치고 손보아서 이제는 저에게 가장 편안하고 어울리게 된 공간이 되었지요. 왜 이렇게 열심히 집을 꾸몄나, 그리고 나는 왜 집을 가꾸고 사는것을 모두에게 추천하는가에 대해서는 <어바웃 해피니스> 라는 책에서 읽은 구절을 써서 대답을 대신 해 볼게요.

 

“집을 자신이 원하는 생활 방식을 지원하는 쪽으로 디자인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여러분 자신의 결정에 달려있다. 나는 잘 디자인한 건물은 낙관주의, 자신감, 고마움, 희망, 동정심, 그리고 공감을 나타낸다고 믿으며, 누구든지 이 모든 특징을 디자인에 반영할 수 있다고 여긴다. 다만 필요한 것은 그 방법을 배우는 것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Amanda Talbot, 어바웃 해피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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